일-러, ‘운송·물류’ 협력 양해각서
운송·금융·농업·도시개발 분야 망라
일본과 러시아가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에너지 분야 일변도에서 벗어난 전방위 경협에 합의했다.
과거 양국의 경협이 주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됐다면 이번 합의는 운송, 금융, 농업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우선 일본 국토교통성과 러시아 교통부는 운송 및 물류 분야에서의 협력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일본 측에 대 유럽 수출품 운송통로인 시베리아 철도 사용에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지역 항만 개발도 논의하기로 했다.
더불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와 러시아 아무르주 정부 사이에 농업분야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또 모스크바의 대기오염 및 교통체증 해소에 일본 히타치(日立) 제작소와 닛켄(日建) 설계가 노하우를 제공하게 됐다.
금융 분야에서는 러시아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 정부 계열 금융기관인 국제협력은행(JBIC)과 러시아 대외경제은행(VEB)·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간 투자 플랫폼(협의 틀)을 설치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이를 통해 철도운행 관리시스템과 첨단 의료시설 건설, 석탄 개발 등의 사업에 1000억엔(1조1330억원) 규모의 대출 및 투자를 추진한다는게 양국의 복안이다.
더불어 러시아 수출신용보험청과 일본 무역보험공사(NEXI) 간 협력협정을 통해 일본 민간기업의 대 러시아 투자를 촉진키로 했다.
또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가 극동지역 나홋카에서 추진할 석유화학 기업단지 건설에 미쓰이(三井) 물산이 공동으로 개발비용을 부담하고 사업 타당성 검증을 하기로 했다.
반면 러시아가 기대한 극동지역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공동개발 사업은 이번에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최근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천연가스 수출대국인 러시아는 다급해진 반면 일본은 에너지원수입의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두 나라 사이의 ‘갑을관계’에 변화조짐이 생긴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