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차분한 ‘태양절’ 경축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주석 생일(태양절) 101번째를 맞은 15일 평양의 군고구마 가게 앞에 손님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북한의 최대명절이라는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은 15일 북한 주민들은 광장에서 무도회를 즐기거나 야외에서 소풍을 하는 등 조용하게 연휴를 보냈으며, 이른바 ‘핵전쟁’ 위협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AP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AP통신은 평양 현지 르포 기사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최근 수주일간 지속된 격렬한 분노의 열기를 뒤로하고 태양절을 맞아 차분하게 연휴를 즐겼다면서 이는 지난해 김일성 주석 100주년 생일을 ‘경축’하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고 전했다.

붉은색과 핑크색 상의를 입은 소녀들은 태양절 경축을 위해 길거리를 수놓은 각종 구호 등을 뒤로 하고 밝은 모습으로 다니고 있었으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내아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거리 풍경을 묘사했다.

특히 평양 중심부에서도 전혀 위기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과 중국, 일본을 순방하면서 북한의 위협으로 고조된 한반도 긴장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라고 AP통신은 강조했다.

만수대 언덕에서 만난 심한경이라는 북한 주민은 “긴장된 상황이긴 하지만 인민들은 밝은 얼굴이며 아주 행복하다”고 평온하게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태양절 등 북한 명절이 되면 통상 배급되는 땅콩을 까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통신은 지난 10일에도 ‘미사일 시험 거론 불구 북한에 공황 없어'(No panic in Nkorea despite talk of missle test)라는 장문의 르포기사에서 전 세계가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비하고 있는데 정작 북한은 ‘이상스러울 정도로’ 조용하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김일성 생일을 맞아 무력시위를 진행할 것이라던 관측과는 달리 이날 미사일 발사와 대규모 열병식 행사를 열지 않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날 오전 0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현영철 총참모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박도춘 당 군수담당 비서 등 군부의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 제1위원장의 참배 이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 등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만경대 김일성 생가를 방문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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