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27년만에 일본 방문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7) 여사가 일본을 방문했다.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기 전인 1985∼1986년 교토(京都)대학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일본에 머문 적이 있는 수치 여사는 이번에 일본 정부 초청을 받아 27년만에 일본을 다시 찾았다.
수치 여사는 13일 도쿄에 도착, 일본내 미얀마인 등 지지자 1800명이 모인 집회에 참석한 뒤 14일에는 일본 체류시절 머물렀던 교토를 찾았다.
수치 여사는 19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정부 지도급 인사들과의 회동, 교토 류코쿠(龍谷) 대학 강연, 도쿄대 강연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자국 민주화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일본은 미얀마 군사정권 시절 ‘미얀마에 강경입장을 고수할 경우 미얀마가 중국에 붙을 것’이라는 논리로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미얀마에 후한 원조를 제공한 반면 수치 여사가 속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과는 한동안 소원했다. 이번에 수치 여사를 초청한 것은 개혁·개방에 나선 군인 출신 민선 대통령 테인 세인과 일정 부분 협력하고 있는 그를 통로로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수치 여사는 13일 재일 미얀마인들이 모인 집회에서 “지금의 (미얀마) 헌법 하에서 공정한 선거는 불가능하다”며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얀마 헌법은 외국 국적 자녀를 둔 국민의 대선 출마를 헌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영국 국적의 아들 둘을 둔 수치 여사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헌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