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필리핀, 사상 첫 투자적격등급 진입
국채이자 부담 경감, 외국인 투자 증가 기대
필리핀이 국가신용등급 상승으로 처음으로 투자적격등급에 진입했다.
지난달 27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Fitch는 필리핀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인 ‘BB+’에서 투자적격등급인 ‘BBB-‘로 한 단계 올렸다고 발표했다.
장기 외채등급 역시 BBB-로, 장기 자국통화 국채는 BBB로 상향하고 모두 안정적 전망을 발표했다. 무디스, 스탠다드&푸어스 등급은 변동이 없었다. 피치는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는 필리핀 경제가 2013년 5.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필리핀은 1993년 처음으로 국가 신용등급 평가를 받았으며, 당시 스탠다드&푸어스는 BB-를, 무디스는 Ba3을, 피치는 1999년 필리핀의 첫 등급을 BB+로 책정했다.
1993년 이래 필리핀은 투자부적격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최근 피치 등급 상승으로 최초로 투자적격 등급으로 격상되는 쾌거를 이뤘다.
2012년부터 필리핀은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상향을 받아 왔다. 2012년 7월에는 S&P 등급이 기존 BB에서 BB+로 상승했고, 10월에는 무디스 등급이 Ba2에서 Ba1으로 상승했다. 투자적격등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바로 한 단계 아래에 위치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6.6%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 반영???
필리핀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6.6%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3.2%의 낮은 인플레이션, 충분한 외환 보유고(2012년 기준 842억 달러) 확보 등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거시경제 지표를 보여줬다. 또, 최근 담배 및 주류세 인상으로 세수를 확충하는 등 정부의 지속적인 재정운영 개혁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필리핀 현지 언론인 데일리 인콰이어러와 ABS-CBN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정보 역시 필리핀의 신용 등급을 BB+로 책정하며 긍정적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필리핀 주요 경제지표의 긍정적인 전망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용등급 상승으로 필리핀은 국제시장에서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으며, 인프라, 교육 등 정부의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여러 PPP(민관합동 투자 프로젝트) 사업 추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특히 인프라 및 건축분야 프로젝트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현지에서는 활발한 투자유치로 인한 일자리 창출, 인프라 및 건축 산업의 제품수요(원자재, 화학제품, 기계장비) 증가로 비즈니스 확대, 자금 유입으로 인한 내수소비시장의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외국인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필리핀의 국가 신용등급이 2010년 이후 안정적으로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액 또한 증가를 계속했음을 보여준다. 필리핀 NSCB(National Statistic Coordinating Board)에 따르면 필리핀의 2012년 총 투자액은 약 289억 페소(7억400만 달러)로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2011년 대비 12%가 증가했다.
이번 국가 신용등급 상승과 관련해 아키노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으며, 푸리시마 재무장관도 올해에도 부패 척결과 인프라 투자, 기업활동 여건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코트라 마닐라무역관 노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