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위협’, 로동신문엔 ‘인민사랑’

연일 전쟁 위협을 이어온 북한이 10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주민에게 보낸 친필답장을 대대적으로 소개해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자 1면 머리에 “김정은 원수님께서 각지 근로자와 교직원, 학생, 어린이들이 올린 편지를 보고 친필을 보냈다”라며 10건의 주요 친필답장 사진을 게재하고 1, 2면에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주민들의 편지에 친필답장하고 서명한 날짜는 올해 2월 13일과 27일로 돼 있다. 북한이 친필답장을 한참 뒤에 공개한 셈이다.

지난 2월의 친필답장이 지금 공개된 데는 한미연합훈련 등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북한 당국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을 유도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내외적인 위기상황에 직면하면 최고지도자의 친필답장을 공개해 주민들에 대한 지도자의 ‘인민사랑’을 부각하는 방식을 활용해왔다.

노동신문이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낸 주민들을 소개하며 가장 먼저 언급한 인물은 30년간 조선중앙통신사 5국 2세포 당세포비서를 맡아온 안호춘이다.

북한에서 국제정세를 가장 먼저 접하는 조선중앙통신사 5국(국제정세보도국) 2세포 소속 당원들은 1990년 1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세상이 열백번 뒤집혀도 끝까지 충성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당시 이들의 편지는 동유럽 사회주의국가들이 잇따라 붕괴하던 위기상황을 의식해 쓴 것으로, 김 위원장은 “노동당의 영원한 동행자, 충실한 방조자, 진실한 조언자가 되라”며 친필답장을 보냈다.

북한은 이 친필답장을 부각하며 ‘동유럽 붕괴’라는 대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주민들의 충성을 유도했다. 김 위원장의 첫 친필을 받은 조선중앙통신사 5국 2세포는 ‘첫 충성의 당세포’로 불리고 이때부터 ‘충성의 당세포 창조운동’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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