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이슬람-불교’ 대규모 유혈충돌
메이크틸라 주변 3개 지역서 이슬람교 사원ㆍ가옥 공격받아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주 메이크틸라에서 발생한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간의 분쟁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이크틸라는 지난 22일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군대가 치안과 행정을 맡으면서 일단 사태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메이크틸라 주변 지역 세 곳에서 이슬람교도들의 집과 사원들이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불에 타거나 파괴됐다.
메이크틸라에서 남쪽으로 80㎞ 떨어진 택콘에서는 지난 24일 밤 괴한 20여명이 이슬람사원에 돌을 던지는 등 공격하려다 군인들이 총을 쏘자 달아났다.
전날에는 메이크틸라에서 멀지 않은 야메틴에서 이슬람교 사원 한 곳과 가옥 50여채가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불에 탔다.
야메틴 남쪽인 르웨이에서도 이슬람 사원과 다른 건물들이 파괴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건물들이 불에 타거나 파괴된 것 외에 불교도와 이슬람교도가 충돌하거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메이크틸라 인근 지역에서도 이슬람교도들의 집과 사원이 공격을 받자 이슬람교도와 불교도의 충돌이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메이크틸라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지난해 라카인 주에서 이슬람교도들인 로힝야족들이 불교도의 공격을 받아 180여명이 숨지고, 11만여명이 피난한 뒤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간에 처음으로 발생한 대규모 유혈 충돌이다.
메이크틸라는 주민이 약 10만명으로, 이중 30%가량이 이슬람교도들이다. 이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이주한 로힝야족들과 달리 인도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라카인 주에서 발생한 유혈충돌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으나 민주화 개혁으로 인해 사회통제가 완화되면서 미얀마에 잠재해있던 종교 갈등이 표면화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현경숙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