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강남스타일에서 ‘아트스타일’로···’도시의 아이콘, 아트센터’
2006년 2월, 미국 뉴욕을 뒤덮은 50년 만의 폭설이 한 권의 의미있는 책을 탄생시켰다. 국내외 아트센터 25곳을 사진과 함께 25년 문화부 기자의 섬세한 관찰과 쉽고 간결한 문체로 소개한 <도시의 아이콘, 아트센터>(엔터, 062-236-2110)가 바로 그 책이다.
광주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로 있는 저자 박진현은 2006년 2월 미 국무부 초청으로 3주간 미국 출장 중 폭설로 애초 행선지인 시라큐스행 비행기를 못 타고 뉴욕에 발이 묶였다. 그것도 나흘간이나.
그는 너무 행복했다. 폭설 여파로 쏟아져 나온 환불티켓을 사고 맘 턱 놓고 윈터가든에서 공연중인 ‘맘마미아’를 관람한다. 마침 버팔로에서 4시간 넘게 차를 타고 와 옆자리에서 관람하던 60대 중반 엠마 할머니를 만난다. 저자 박진현은 “마국에서 가장 살기 괴로운 도시 7위에 오른 버팔로에서 공연 관람을 위해 뉴욕을 안방 드나들듯 하는 엠마한테서 아트센터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너무 행운이었다”며 “내 고향 광주의 열악한 공연인프라와 엠마와의 만남이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라고 했다.
<도시의 아이콘, 아트센터>는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충무아트홀 등 서울 소재 아트센터 뿐 아니라 고양아람누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구오페라하우스, GS칼텍스예울마루, 알펜시아콘서트홀&뮤직텐트 등 국내 14곳, 도쿄신국립극장, 뉴저지아트센터, 싱가포르에스플라네이드 등 해외 11곳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친절하고 사진을 많이 써 읽는데 지루하지 않다. 가령 뉴욕링컨예술센터에 대한 저자의 소개를 보자.
개관 1962년 9월23일
건축가 맥스 아브라모비츠 외 4명
객석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3900석, 줄리어드음대 앨리스 툴리홀 1095석
상주단체 챔버뮤직소사이어티 등 12개
주소 10 Lincoln Center Plaza New York, NY 10023
전화 +1(212)875-5456
홈페이지 http://lc.lincolncenter.org
자, 이제 우리도 해외방문 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아트센터 사이트에서 공연 예약 미리 하고 한두 편 관람하면 한결 품격있는 여행이나 출장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이 우리의 여행문화를 ‘아트스타일’로 바꾸는 단초가 됐으면 하는 게 저자와 필자의 ‘함께 생각’이다.
<글=이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