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시위, 이스라엘 강경진압…’긴장’
수감자 장기단식 핫이슈 부각…EU, 이스라엘 압박
팔레스타인 수천명이 수감자 인권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자 이스라엘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18일 서안지구의 나블루스와 헤브론에서 각각 1000여 명과 1500여 명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 당국에 장기 단식 투쟁 중인 수감자 4명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시위대는 도로와 인도를 점거하고 행진을 하면서 “수감자들에게 자유를 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저지하는 이스라엘 경찰과 군 당국에 투석전으로 맞섰다. 이스라엘 측도 최루탄 등을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몽둥이를 사용해 시위 참가자들 추적 검거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최근 몇 개월 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에는 장기 단식 중인 수감자 4명의 문제가 주관심사로 부각됐다.
이스라엘 당국에 수감 중인 사메르 이사위(33), 타레크 카단(40), 자파르 에제딘(41), 아이만 사라와나(36)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200일가량 전면 또는 부분 단식 투쟁을 해온 이사위의 상태가 심각하다. 그는 상태 악화로 지난 주말 응급실로 실려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식 수감자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는 등 강경정책을 지속하는데 반발해 단식 투쟁을 해왔다. 이스라엘 당국은 단순 투석 시위자에서 정치범까지 팔레스타인 주민 4500여 명을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경찰 당국은 동예루살렘 소재 이사위의 집을 급습해 이사위의 형을 연행했다.
이사위의 여동생은 “18일 새벽 이스라엘 경찰이 영장도 없이 가택에 무단 침입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오빠를 구타하더니 어디론가 데려갔다”고 항의했다. 이스라엘 경찰 당국도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장기 단식 문제는 이미 국제문제로 확산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16일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가 장기단식 수감자의 면회를 허용하고 국제인권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 측은 EU에 더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을 압박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애슈턴 대표에게 서신을 보내 이스라엘이 국제인권 의무를 이행하도록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EU의 그런 제스처에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이스라엘은 EU가 팔레스타인의 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 지위 격상을 지지한 데 이어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도로 인정하는 걸 골자로 한 평화중재안을 추진하는데 불만을 품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