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전쟁영웅’ 대통령 재선…’주변국 관계개선’이 과제

18일 아르메니아 대선이 치러진 가운데 세르게 사르키시안 대통령이 예레반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18일 치러진 아르메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사실상 재선에 성공한 세르즈 사르키샨 대통령은 전쟁영웅 출신이다.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참전군인으로 강인한 이미지를 각인시킨 그는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이번 선거에서도 무난히 과반 득표를 얻어 향후 5년간 더 아르메니아를 통치하게 됐다.

사르키샨 대통령은 1954년 6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카라바흐에서 태어났다.

이 지역에서 중등교육을 마친 그는 1979년 아르메니아에 소재한 예레반 주립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전기제품 공장 직원으로 사회에 나선 뒤 카라바흐 지역의 스테파나케르트시(市) 공산당청년협회 위원장, 카라바흐 전 지역 공산당에서 활동했다.

이후 그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아제르와 전쟁을 벌이던 1989년~1993년 사이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 자위대를 이끌며 수많은 전투에 참가했다.

특히 그는 전쟁 중 최고지휘관을 맡고 있으면서도 카라바흐에 있는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지 않아 존경을 받았다.

아르메니아 군 창설자 중 한 사람인 그는 1993년부터 2년간 국방장관을 역임한 데 이어 국가보안부장, 내무장관을 차례로 지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는 아르메니아 대통령 비서실장,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국방장관을 역임했고, 2007년에는 총리에 오르는 등 아르메니아의 주요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의 지난 5년 재임기간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가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하며 사회 상처를 치유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고질적인 부패 척결에는 실패했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실패했다는 것이 야권의 지적이다.

따라서 평균임금이 300달러에 불과하고 실업률이 16%, 빈곤층 인구가 무려 30%에 달하는 아르메니아의 피폐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가 그에게 놓인 가장 큰 숙제라 할 수 있다.

외교적으로는 러시아는 물론 유럽연합(EU),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인접국인 터키와 아제르바이잔과는 국교를 단절할 정도로 적대적 관계에 놓여 있다.

터키와 앙숙 관계인 아르메니아는 1차 세계대전 중 당시 아르메니아를 지배하던 터키의 전신 오토만 제국이 자국민 150만명을 대량학살(genocide)했다며 이에 대한 국제적 인정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터키는 당시 오토만 제국에 반기를 든 아르메니아 내전에서 아르메니아인과 터키인 모두 희생됐을 뿐이라며 대량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국제법상 아제르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지배하는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대한 아제르와의 관계도 강경책을 쓰고 있다.

그는 유세 기간에 아제르가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되찾으려 한다면 대규모 군사 보복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앞으로 그에게는 가난과 실업 문제뿐 아니라 이웃 나라와도 해결해야 할 난제가 놓여 있는 셈이다.

사르키샨 대통령은 정치에도 체스 행마법이 유용하다고 말할 정도로 체스광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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