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기독교인, “아사드 정권 이후가 두려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라(40)는 부모에게 시리아 내전의 격전지로 떠오른 고향인 알레포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라의 부모는 레바논에 있는 그녀에게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알레포를 떠나지 않는 대신 미라의 부모는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한 가지 조치를 취했다. 이들은 그들의 종교가 타깃이 될 것을 우려해 올해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라는 “부모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집을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부모는 기독교인 거주 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아파트 내부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는 것도 어려워 할 정도로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에서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약 10%로 소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시리아를 휩쓸고 있는 폭력 사태에 더 쉽게 노출돼 있다. 기독교인들은 시리아가 또 다른 이라크가 돼 이들이 라이벌 이슬람단체의 대립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독재자인 사담 후세인이 축출된 이후 기독교인은 무장단체의 표적 공격을 받았고 결국 수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이라크를 떠났다. 시리아 분쟁 기간 동안 기독교인들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 충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 이유는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이나 알카에다 스타일의 이데올로기를 따르는 무리들이 아사드 정권에 맞섰기 때문이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아사드 정권의 반대 세력을 형성하는 수니파가 정권을 잡을 경우 자신들이 공격의 표적이 되거나 사회에서 소외될 수 있다며 두려워하고 있다. 시리아 야권 세력은 그들이 집권할 경우 포용력을 발휘할 것이며 보복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 아사드 전사들의 행동은 기독교인들을 안심시키지 못했다.

이번주 반군 단체의 한 지휘관은 주변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마라다와 스카일비에를 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군 단체인 ‘라시드 아불-피다’를 이끄는 지도자는 이 도시들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아사드를 따르는 무리들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다양한 민족들과 종교적인 소수집단이 있는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세력을 키우고 있으며 아사드 정권은 이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활용해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AP/권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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