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EU, 노벨평화상 수상…’우려와 비판’ 잇따라

유럽연합(EU)은 10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평화와 인권을 신장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날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 등 약 20명의 유럽 정부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틴 슐츠 EU 의회 의장에게 수상 증서와 메달을 건넸다.

야글란 위원장은 “EU는 전쟁의 대륙을 평화의 대륙으로 만드는 데 공헌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EU의 통합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과 관련해 국제사면위원회는 5억 인구의 유럽 대륙에 외국인 혐오증과 편협함이 증가하고 있다며 EU는 수상 영광에 빠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과거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데스몬드 투투와 북아일랜드 매어리드 매과이어, 아르헨티나 아돌포 페레스 에키벨 등은 EU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비판하며 상금 120만 달러를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EU가 안보를 군사력에 의존하는 것은 노벨 평화상 가치와 모순된다고 밝혔다.

또 노르웨이 좌익 단체와 인권단체 소속 1000여 명은 유럽연합(EU)에 대한 노벨 평화상 수상에 항의하기 위해 오슬로에서 행진했다. 50여개 단체들은 “EU는 비민주적 조직이며 대규모 군사조직을 보유하고 유럽인들은 경기 침체로 고통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EU 노벨 평화상 수상식 전날 밤 열린 횃불 행진에 참가했다.

인권단체인 ‘평화를 위한 할머니 모임’의 대표인 엘사-브릿 엥거(70)는 “알프레드 노벨이 평화상을 군비 축소를 위해 노력한 사람에서 주라고 말했다”며 “EU는 군비를 축소하지 않았으며 가장 많은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스몬드 투투, 메어리드 마귀레 등 전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도 “EU는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는 노르웨이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을 구성하고 있는 사회당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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