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정부와 평화협상 안할 것”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이 정부 및 아프간 무장단체와 아프간전 종결을 위한 평화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지 더 익스프레스 트리뷴에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아프간 문제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가하겠지만 정부 및 아프간 무장단체와 협상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우리는 파리 회의에 참가해 아프간 분쟁 해결을 위한 우리의 제안에 관해서만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평화협상에 대한 우리의 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올해 초 카타르에서 평화협상 개시를 위해 미국과 접촉했으나 이견 탓에 접촉을 중단했다.
탈레반은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는 아프간 정부의 거듭된 권유를 뿌리치면서 미국과 직접 협상하겠다고 밝혀왔다.
무자히드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탈레반이 파리 회의에서 아프간 정부나 ‘숙적’인 무장단체 북부동맹과 협상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도는 가운데 나왔다.
파리 회의에선 다가오는 아프간 대선, 아프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철수하는 2014년 이후의 치안상황 등이 논의된다.
회의에는 아프간 정부에서 평화협상 임무를 맡고 있는 고위평화위원회, 북부동맹, 일부 아프간 야당의 대표가 참가한다.
탈레반은 고위 협상대표인 마울비 샤하부딘 딜라와르가 이끄는 대표단을 회의에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딜라와르가 유엔제재 명단에 올라 해외여행이 금지된 탓에 대표단 명단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탈레반은 1994년 출범해 2년 뒤 정권을 잡았으나 2001년말 미군 침공으로 권좌에서 쫓겨났다. 이후 나토군에 계속 맞서오고 있다. <연합뉴스/유창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