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교통체증’ 얼마나 심하면…”응급환자 이송 중 사망”
중국 베이징에서 응급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었던 환자가 교통체증으로 도로 위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베이징 지역신문 베이징완바오(北京??)의 9일 보도에 따르면 120구급센터는 지난 7일 오후 6시경, 교통사고 신고를 접수받고 사고 현장으로 출동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차가 막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환자는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당시 환자 이송을 담당한 의사 왕(王)씨에 따르면 사고는 톈촌북로(田村北路)의 동쪽 입구에서 발생했다. 50대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탱크차에 치어 개방성 골절상을 입었다. 상태가 위중했지만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으면 살릴 수 있어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무장경찰총병원(武警??院)으로 향했다.
사고지점에서 병원까지는 3km도 안 되는 거리로, 길만 안 막히면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퇴근시간대라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가 밀렸으며 더욱이 구급차임에도 불구하고 앞선 차량들이 길을 양보하지 않아 구급차는 40분여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환자는 출혈 과다로 응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왕씨는 “환자를 실은 구급차가 확성기로 앞선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길을 비켜달라고 방송을 내보는데도 차가 꿈쩍도 안 했다”며 “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차가 막혀서 환자를 못 살렸다는게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3km도 안 되는 거리를 40분만에 도착해서 환자를 못 살리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베이징의 ‘교통지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베이징시정부는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주5일제 운행을 권장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차량 증가가 지속돼 평일 오후에도 차가 도로를 가득 메우는 등 기존 시스템으로는 교통이 원활하지 않다. 특히 평일 출퇴근 시간대 주요 도로는 차량으로 가득 차기 일쑤며 택시 잡기도 쉽지 않다.
베이징시가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교통체증지수에 따르면 지난 9월 평일 출퇴근 시간대 교통지수는 6.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높아졌으며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의 평일 교통체증지수는 평균 6.9였다.
교통체증지수는 0부터 10까지 있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6~8은 ‘도로 운행이 원활치 않음’으로, 8~10은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분류된다.
베이징시교통위원회는 심각한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부터 교통량이 많은 지역이나 시간대에 한해 차량을 홀짝제로 운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온바오/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