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음대 교수 출신 ‘천재가수’ 김송미, 中 가요계 진출

“안개 낀 모란봉에 둥근달 솟아 올~라 / 잔잔한 대~동강에 저녁이 오니 / 금물결 은물결에~ 실버들 춤추네~ / 사~랑하는 내 고향이여 / 나의 요람이여 / 아름다운 고향의 밤이여~”

‘북조선 가수’ 김송미(金松美, 27) 씨가 중국에서 첫 발매한 음반인 ‘수양버들(중국명 ??故里)’에서 부른 <고향의 밤>의 한 부분이다. 잔잔한 선율 속에 우아하면서도 청아한 분위기의 목소리가 마치 추억 속의 고향을 그려주는 듯하다.

평양음대를 졸업하고 교수로 재직한 김송미 씨는 북한 가수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앨범을 내고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북한 음악에 팝페라, 크로스오버 등의 장르를 도입해 새로운 시도로 현지 음반시장에 진출했다. 그녀는 러시아 유학을 통해 다진 탄탄한 음악 실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중국 현지 가요계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중국 가요계가 욕심낸 목소리

김송미 씨가 중국에서 음반을 발매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4월 러시아의 유명 국제성악콩쿨인 마고마예프 콩쿨에 초청을 받고 중국 현지의 음반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콩쿨 참가를 위한 데모 CD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녀의 청아하면서도 파워풀한 목소리에 중국 음악 관계자들이 욕심을 냈다.

한국 국내 가수의 중국 현지 음반을 다수 제작하고 현재 김송미의 음반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지린민족녹음녹화출판사 제작자 허문학 씨는 “김송미 씨는 가수로서 음정이 기계보다도 정확한 데다가 제작자의 모든 요구를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며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바로 음반을 내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8일 출시된 첫 정규앨범 ‘수양버들’에는 원곡을 최대한 살리면서 팝페라 형식으로 편곡한 북한의 대표적 가극 ‘꽃 파는 처녀’의 주제곡 ‘꽃 파는 처녀’와 ‘동백꽃’, ‘고향의 밤’ 등 북한가요 3곡과 중국어로 개사한 번안곡을 비롯해 덩리쥔(??君, 등려군)의 대표곡인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러시아 곡 ‘볼가의 처녀’ 등이 담겼다.

김송미 씨는 첫 앨범 발매 두달만에 ‘장군님 생각’, ‘고향에 전해다오’, ‘조국과 나’ 등 북한의 대표곡을 담아 두번째 앨범 ‘김송미 조선명곡집-조국’을 발행했다. 음반 출시 두달 만에 새 정규앨범을 내는 것도 드문 일이다.

지난 8월 첫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한지 반년도 채 안 됐지만 선전음향공사(深?音像公司)는 김송미의 목소리에 반해 차기 음반 제작에도 투자키로 하는 등 중국 현지 가요계는 호의적이다. 중국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백과사전에도 이미 ‘김송미’의 프로필이 실렸다.

김송미는 “결혼하고 중국에 온 이후 3년 동안 음악을 못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간절히 바라는 것을 이루고자 노력했던 게 지금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수줍게 말했다.

22세에 평양음대 교수된 천재 가수

김송미 씨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 실력을 인정받은 재원이었다. 1985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송미는 학창 시절에 학교 음악단에 뽑혔으며 15세 때 북한 최고의 음악 인재들만 모이는 평양음악대학에 입학했다.

음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인정받아 대학 2학년 때 여자 대학생으로는 처음 국비유학생 자격으로 러시아에 음악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2년 동안 클래식, 벨칸토(bel canto) 발성법 등 전문 교육을 받은 그녀는 22세 나이에 평양음악대학 교원으로 임명됐다. 강단에 선 그녀는 3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후진을 양성했다.

김송미 씨는 “음악에 있어서만큼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며 “평양음대에서 가곡 발성법, 러시아에서 벨칸토 발성법을 배우면서 각각의 장단점을 연구하게 됐고 모자란 점을 채우며 실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지금도 교원 생활 때의 버릇이 남아 있어 음악을 들으면 단점부터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모두에게 감동 주는 가수 되고파”

그녀는 중국에서 앞으로 단순히 북한 전통음악, 클래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팝페라, 크로스오버 등을 도입해 새롭고 다양한 음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전에는 대중가요를 잘 듣지 않았지만 중국에 와서는 대중가요도 많이 들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중국 가수는 대중가요 ‘톈미미(?蜜蜜, 첨밀밀)’로 유명한 타이완(台?) 출신의 가수 덩리쥔(??君, 등려군)이다. 그녀는 1집 앨범에 덩리쥔의 대표곡 ‘내 맘을 대신하는 달(月亮代表我的心)’을 싣기도 했다.

모든 곡에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입혀 청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게 김송미의 포부다. 김송미 씨는 “모든 음악을 잘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감동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 북한 가요 뿐 아니라 중국 노래, 팝페라 등 다양한 음악을 청중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온바오 박장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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