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린 버마, 탁월한 경제감 ‘일본’이 빨랐다

빅4 경합속 전통적 우방 중국도 예전같지 않은 영향력에 부심

미국은 중국 견제의 교두보로, 중국은 인도양 진출을 위한 남진정책의 출정지로, 인도는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견제 협력체의 일원으로서 각각 경쟁적으로 ‘버마’에 구애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의외로 ‘일본’이 먼저 뿌리를 내렸다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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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경영연구소(POSRI)의 조대현 수석연구위원은 15일 발표한 <문 열린 미얀마, 일본이 먼저 들어갔다>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일본은 ‘China + 1’의 핵심국가 중 하나로 버마를 지정, 향후 서남아시아와 중동 공략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는 중국과 인도 중간에 위치, 동-서남아시아를 연결하는 한편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또 다양한 천연자원과 개발 잠재력을 보유한 미개척 시장으로 최근 중국과 미국, 일본, 인도 등 이른 바 빅4(Big 4)가 영향력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꾸준히 신뢰 쌓아

일본은 특히 양국 대통령의 교차방문 이후 각종 산업인프라와 전력, 천연자원 확보, 양곤 개발 등 발 빠른 행보로 버마에 진출, ‘띨라와’와 ‘양곤’ 개발 프로젝트 협력방안 모색하고 있다. 유명한 일본 상사와도 협력모델도 가동을 검토 중이며,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지원자금 활용도 모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제기구의 미얀마 지원 금지가 해제됨에 따라 사업제안 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로부터 대규모 자금 지원도 예상되고 있다.

POSRI는 “떼인 셰인 버마 대통령이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해 ‘3대 경제협력 방침’에 합의, 3000억 엔 채무 탕감 등 대대적 지원을 약속했고 이를 계기로 일본의 진출은 급물살을 탔다”고 분석했다.

2015년으로 예정된 버마 증권거래소 개설에 맞춰 <증권거래법> 등 자본시장 교육을 위한 전문가 교육과 연수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12년 들어 모든 상사가 버마에 진출하고 있으며, 음료 및 편의점에서부터 금융, 정보통신(IT), 건설, 천연가스, 자동차까지 대부분의 업종에서 진출이 크게 늘고 있다.

버마 현지인들도 일본과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위협적이지 않고 신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 버마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아시아의 마지막 ‘기회의 땅’

1950년대 버마는 아시아의 부국으로 물류와 항공의 허브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이광요 싱가포르 수상은 “싱가포르를 미얀마와 같이 만들겠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루비(전 세계 생산의 99%) 등 보석 생산이 많아 ‘아시아의 진주’로 불리는 버마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다양한 광물자원을 자랑한다. 6000만 명 이상의 인구 중 40세 미만 인구 비중이 70%로, 향후 소비수요 성장 가능성이 높다. 임금은 동남아 최저 수준으로 베트남의 50~60%에 불과한 반면 노동생산성은 베트남의 80% 수준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버마를 ‘아시아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평가했다.

중국이 가장 우방이지만 미국의 버마 경제 제재법안들이 대거 풀리면서 서방세계의 지원이 강화되고 과도한 중국 의존에 대한 버마 내부의 반발도 심화, 다자외교 형태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버마 정부는 특히 군사적·외교적으로는 철저한 자립과 등거리 외교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미국과 중국이 각각의 이유로 해군의 주둔을 요청했지만 외국의 군사력 진입에 적극 반대한 사례가 이를 반증한다.

한국, 대통령 방문 뒤 협력 강화 합의

지난 5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방문 후 버마측은 도로와 공항, 항만, 수력발전소, 상수도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 한국의 기업들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한띠와디 신공항 건설과 양곤 현대화 프로젝트의 참여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선점한 띨라와 프로젝트도 타당성 조사 용역사업 지원, 해외시장개척자금 우선 배정 등 다수의 지원 프로그램 운영 또는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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