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3일] 미국, 65년 전 부끄러운 인종차별의 치부
2011년 팔레스타인 ‘독립국 승인안’ 유엔 제출
2011년 9월23일 팔레스타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립국 승인 결의안을 유엔에 정식으로 제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완전한 독립국 지위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서류철에 담아 제출했다. 반 총장은 내용을 보기 위해 서류철을 잠깐 열어봤다. 아바스 수반은 반 총장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총회에 결의안을 즉시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보리에 상정돼도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하지만, 미국은 이미 거부권 행사 뜻을 밝힌 상태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신속하게 반응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변인은 “진정한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은 협상이며, 일방적인 조처가 아니라고 믿는다”고 밝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약 11개월 뒤인 2011년 8월19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이슬람 사원에서 라마단 종료를 축하하는 주요 명절 ‘이드 알 피트르’ 축제를 맞아 “우리는 2012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꿈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009년 카다피의 96분짜리 UN연설
2009년 9월23일 리비아의 국가원수인 카다피는 ‘왕중의 왕’이라는 소개를 받으며 UN총회장 연단에 천천히 올라섰다. 그는 세계 정상들 앞에서도 왕처럼 행동했다. 15분 할당된 연설은 1시간36분이나 이어졌다. 제한된 시간을 넘겼다는 유엔 직원의 쪽지도 두 차례나 내던졌다. 말은 거리낄 게 없었다.
“안전보장이사회를 ‘테러 이사회’라고 불러야 한다.” 그는 또 서방이 아프리카에 식민지 보상금으로 7조7700억 달러를 보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이라크 전범재판에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가시가 돋친 말들을 쏟아내던 그는 갑자기 ‘아프리카의 아들’이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입이 닳도록 칭찬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영구히 미국의 지도자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폭소와 산발적인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신종 플루가 백신을 팔아먹으려는 기업들의 음모라거나, 암살당한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에 대한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아랍어로 된 카다피의 일장 연설을 통역하던 동시통역사는 기진맥진해져 도중에 교체됐다.
40년 동안이나 리비아를 철권통치해온 카다피에 항의하는 뜻으로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는 그의 연설 도중 자리를 떴다. 카다피는 집권 이후 처음으로 방문한 미국에서 푸대접을 받았다. 외국 방문 때마다 베두인족 전통에 따라 대형 천막을 숙소로 이용해왔으나 이번 뉴욕 방문에선 천막 설치가 봉쇄돼 숙소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부시 대통령을 악마라고 비난해 ‘스타’로 떠올랐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부시의 바통을 이어받은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기대를 내비쳤다. 부정선거 의혹으로 곤혹을 치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자신이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는 국내 정치용 발언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을 쉴 새 없이 쏟아내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대표단은 집단 퇴장했다.
1994년 인도 봄베이서 페스트로 200여명 사망
1994년 9월23일 인도 항구도시 수라트에서 폐 페스트 발병 사실이 확인됐다. 수라트와 인근 도시들에 적색경보가 선포되고 주민들이 항생제를 사재기하는 등 큰 동요가 일어났다. 전염을 우려한 주민들이 대거 도시를 빠져나가기도 한다. 페스트는 빠른 속도로 인도 전역으로 번져 수천 명의 페스트 의심환자가 발생하고 불과 며칠 사이에 200명 이상이 숨졌다.
페스트에 감염되면 장기와 피부가 검게 변하기 때문에 흔히 흑사병이라고도 불린다. 페스트는 크게 선페스트와 폐페스트로 나눌 수 있는데 선페스트는 페스트균을 가진 쥐의 혈액을 빨아먹은 벼룩에 의해 옮겨지며 폐페스트는 환자의 객담 또는 침이 감염원이 된다.
보통 잠복기는 선페스트는 2∼6일, 폐페스트는 2∼4일이나 보다 짧은 경우도 있으며 초기에는 기침,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른다.
1992년 레둑 안, 베트남 새 국가주석에 선출
1992년 9월23일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 제2인자인 레둑 안(당시 72세) 장군이 베트남 국회에서 보 치 콩 국가평의회 의장 후임으로 새 국가주석에 선출됐다.
레둑 안 장군은 군(軍) 경력을 바탕으로 외교와 국방, 공산당의 보안문제 등을 전담해왔다. 1991년 7월에는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북경을 방문, 캄보디아 침공 이후 악화된 두 나라 관계를 정상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중부의 투아티엔성에서 출생한 그는 1975년 4월 미국의 지원을 받는 사이공 정부를 축출한 고지명작전의 부사령관으로 활약, 베트남 국내에서 ‘사이공의 해방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1978년 12월 캄보디아 침공 작전을 지휘, 단 2주 만에 크메르 루주 정권을 전복시키고 1981년까지 캄보디아 주둔 베트남군 사령관을 지냈다. 1982년 당 정치국원에 임명됐으며 1987년에는 국방장관 및 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맡았다. 그리고 1991년 6월부터 당중앙위원회 서기직을 맡았다. 1997년 9월24일까지 정확히 5년 임기를 수행하고 물러났다.
국가주석은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의 국가원수의 약칭이다. 국회의원 중에서 국회가 선출한다. 임기는 5년. 임기만료 후도 국회가 차기 국가주석을 선출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
1991년 아르메니아 공화국 독립
1991년 9월23일 소비에트연방에 속했던 아르메니아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했다. 1922년 소비에트 연방에 강제로 합병된 지 69년 만이다. 이로써 아르메니아는 소련 소속 15개 공화국 가운데 12번째로 독립을 선언한 나라가 됐다.
아르메니아는 앞서 이틀 전인 9월21일 미국과 프랑스 등 15개국의 선거감시인단이 참관한 가운데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압도적 지지로 독립을 결의했었다. 아르메니아는 같은 해 12월 독립국가연합에 가입한 뒤 급진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한다.
2012년 9월5일 공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세계 주요 지표에 대한 국가별 비교 자료인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아르메니아의 청년실업률은 57.6%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1957년 미국에서 흑인학생의 목숨 건 첫 등교
1957년 9월23일 미국 남부 아칸소주(州) 리틀 록의 센트롤고등학교에 9명의 용감한 흑인 학생들이 미국 연방 공수부대의 보호 아래 최초로 백인학교에 등교했다. 그러나 이들의 등교를 반대한 2000명의 백인 학생들 거의 모두가 등교를 거부했고, 결국 흑인의 입학을 반대하는 무리와 이를 수호하려는 무리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 사상자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는 1954년 미연방 대법원이 미국 공립학교에서 인종차별을 금한다는 판결을 내린 후 미국에서 발생한 첫 번째 흑백분쟁이었다.
1957년 리틀 록 시(市) 거주 흑인 학생들이 백인학교에 입학원서를 낸 사실이 알려지자 새 학기를 바로 앞둔 9월 2일 풔보스 리틀 록 주지사는 흑인 학생의 등교를 저지하기 위해 주방위군 투입을 명령했다. 이는 인종폭동을 불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학원 내 인종차별을 철폐시키기 위해 리틀 록 고등학교 안으로 연방 낙하산 부대를 투입했고, 흑인 학생들이 정당하게 학교 정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101 공수부대도 투입했다.
다음 날인 24일 밤 미국 백악관에서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미 전역에 흑인 학생의 백인학교 입학 허가를 호소하는 담화를 내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인 25일 350명의 공수부대가 감시하는 가운데 흑인 학생들이 드디어 등교하기 시작했다.
인권 선진국 미국의 65년 전 모습이었다.
1932년 사우디아라비아왕국 건국
1932년 9월23일 절대군주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 그 이름으로 독립했다. 1922년 오스만투르크 제국으로부터 처음 독립, 1927년에는 영국으로부터 영토를 획득하고 1932년 이날에 이르러 통합된 것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중간에 위치해 아라비아 반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나라의 정식명칭은 사우디아라비아왕국(Kingdom of Saudi Arabia)이다.
북쪽으로 요르단과 이라크, 동쪽으로는 페르시아만(灣) 연안의 쿠웨이트와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를, 남쪽으로는 오만과 예멘에 접하고, 서쪽으로 홍해를 사이에 두고 이집트, 수단, 에리트레아와 마주한다.
사우디란 ‘사우드가(家)의’ 또는 ‘사우드왕조(王朝)’의 라는 뜻이다. 이슬람교의 발상지로 이슬람교 최대의 성지인 메카가 있다. 민족구성은 아랍인이 대다수로 90%를 차지하며 아프리카계 아시아인도 국민의 10%를 차지한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다.
이상현 기자 ?coup4u@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