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정세 브리핑

[동북아 정세 브리핑] 중국의 전선, 대만해협 넘어 중동·우주로…AI·자원까지 넓어진 미중 경쟁

중국이 저궤도 인터넷 위성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궈왕(國網)과 첸판(千帆) 등 대규모 저궤도 위성망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만 국방부는 이 같은 위성망이 향후 중국군의 대만 상륙작전에서 지휘·통신·항법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저궤도 위성 발사를 위해 이륙하는 창정 계열 운반로켓. <사진=신화>

대만 상륙전 대비 저궤도 위성망 구축…중국·이집트 AI·공급망 협력 강화
태양광은 세계 최대 규모 뒤에 과잉설비 몸살…자원 자립과 산업 구조조정 동시에

이 글은 대륙전략연구소(KIASS)의 2026년 9월 4일 「일일 중국 브리프」를 토대로 관련 당국과 주요 매체의 최근 보도를 다시 확인해 동북아 정세의 흐름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원자료 가운데 발표 시점이나 수치가 다른 내용은 최신 자료에 맞춰 바로잡았다. <편집자주>

9월 초 중국을 둘러싼 정세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세 개의 전선에서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대만해협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상륙전 준비가 함정과 항공기를 넘어 우주·사이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쪽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집트 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중동 진출이 전통적인 인프라와 무역을 넘어 인공지능과 디지털 인프라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핵심광물 자립을 강화하는 한편 태양광과 자동차 부품 산업의 과잉·규범 문제를 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세 흐름을 하나로 묶는 공통어는 ‘안보’다. 군사안보뿐 아니라 위성, AI, 공급망, 광물, 에너지까지 모두 국가안보의 영역으로 편입되고 있다.

1. 대만 상륙전, 함정과 미사일 넘어 ‘우주전’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군의 대만 상륙작전 구상이 우주와 사이버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 국방부가 입법원에 제출한 2026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 상륙작전에서 지휘·통신·항법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궈왕(國網)과 첸판(千帆) 등 저궤도 통신위성망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4세대 베이더우 위성항법체계 개발도 이 같은 구상과 연결돼 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 제충 연구위원은 특히 상륙 이후 대만이나 미국이 중국군의 통신과 항법을 교란할 가능성에 대비해 저궤도 위성망이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국방부 보고서가 중국 군사우주부대의 저궤도 위성망 활용을 상륙작전과 연결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중국의 대만 작전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해군 함정과 상륙주정, 미사일만으로 대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위성통신, 사이버전, 전자전, 정보지원체계를 하나의 작전망으로 결합하려는 것이다.

076형 강습상륙함과 신형 상륙바지선 개발 역시 같은 흐름에 있다. 항만이 파괴된 상황에서도 병력과 장비를 해안에 투입하고, 상륙 이후에는 위성망으로 지휘통신을 유지하는 구조다. 물리적 상륙능력과 우주·사이버 능력이 하나의 체계로 합쳐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며칠간 대만 주변 중국군의 실제 활동은 공중보다 해상 쪽에 무게가 실렸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9월 1일 오전부터 2일 오전까지는 중국군 항공기 1대가 대만 북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고 중국 해군 함정 5척과 공무선 3척이 활동했다. 그러나 9월 2일 오전부터 3일 오전까지는 중국군 항공기는 확인되지 않았고 해군 함정 5척과 공무선 3척이 탐지됐다.

중국이 군용기 출격을 일시적으로 줄였다고 해서 대만 압박 자체가 약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8월 대만 동쪽 해역에서 해저 지질조사를 실시했고 중국 해경도 이 지역에서 순찰을 벌였다. 대만은 이를 주권 침해 성격의 해상 압박으로 보고 있다. 군용기 숫자만으로 양안 긴장을 판단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중국의 대만 압박은 군용기·군함에서 해경·조사선·위성·사이버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2. 시진핑 이집트행…중국의 중동 진출도 ‘AI 시대’

중국의 서쪽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진행 중이다. 시진핑 주석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과 키르기스스탄 방문에 이어 이집트를 국빈 방문한 뒤 9월 3일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중국과 이집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 경제·무역, 산업·공급망 등 20여 건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중국은 이집트의 디지털 전환과 산업 현지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협력 범위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인프라, 전력, 농업, 통신 같은 기존 분야에 더해 녹색에너지, 전기차, 우주항공, 디지털경제와 AI가 새로운 협력 분야로 등장했다. 이집트는 수에즈운하를 끼고 유럽·중동·아프리카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 입장에서는 생산기지와 물류망을 서쪽으로 확장할 수 있는 거점이다.

여기에 AI 인프라 경쟁이 겹치고 있다. 화웨이는 이집트 정부에 어센드 계열 AI 반도체 2008개를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구축안을 제안한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 측에서는 엔비디아·AMD·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참여하는 대안 구상이 논의되고 있다. 아직 계약자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집트의 데이터센터 하나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AI 생태계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반도체 2008개를 누가 파느냐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가 어느 나라의 칩과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생태계를 채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년간 해당 국가의 디지털 인프라가 특정 기술권에 묶일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데이터센터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등장하는 이유다.

시진핑은 이집트에서 중동 국가들이 스스로 지역 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중동의 군사적 보증자가 되겠다는 단계는 아니지만, 경제·기술 협력과 함께 중동 안보질서에서도 중국의 정치적 발언권을 넓히려는 흐름은 분명하다.

3. 광물은 더 캐고 태양광은 덜 만든다…중국 내부의 두 얼굴

중국 내부에서는 ‘자립 확대’와 ‘과잉 축소’라는 상반된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중국 자연자원부는 안후이성 쉬안청의 차팅 구리·금 광상에서 대형 자원기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광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광체는 약 1.2㎞ 길이와 1.1㎞ 폭에 걸쳐 있으며 일부 시추공에서는 광체 두께가 1371m에 달했다. 구리는 단순한 산업용 금속이 아니다. 전력망과 전기차,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량으로 사용된다. AI 확산에 따라 전력 인프라 투자가 증가할수록 구리의 전략적 중요성도 커진다.

중국이 희토류뿐 아니라 구리·금 등 다양한 핵심광물을 국내에서 추가 확보하려는 것은 미국과의 공급망 경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중국 태양광 발전 설비는 석탄을 넘어 중국 최대 단일 전원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태양광 제조업계는 과잉설비와 가격경쟁, 신규 설치 증가세 둔화라는 역설에 직면해 있다. 세계 최대 태양광 산업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과잉투자가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자동차 공급망에서도 새로운 장벽이 등장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 창저우 싱위 자동차조명의 노동 관행을 조사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이 노동·인권·환경 기준을 공급망 전체에 적용하면서 중국 부품업체들은 가격과 품질뿐 아니라 규범 준수라는 새로운 경쟁 조건을 맞고 있다.

중국 제조업의 과제는 이제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에서 ‘어떤 기준으로 지속 가능하게 만드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4. 중앙 인사도 지방으로…간쑤성에 나타난 ‘베이징형 지방 수장’

중국의 내부 통치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 9월 2일 쿵사오쉰(孔紹遜)이 간쑤성 부성장 겸 성장대행에 임명됐다. 그는 10년 넘게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에서 근무한 중앙 행정 실무형 관료다. 이런 경력의 인사가 지방정부 수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흔한 경로가 아니다.

중앙지도부 가까이에서 행정 업무를 경험한 인물을 지방에 투입하는 것은 중앙의 정책 집행력을 지방정부까지 강화하려는 흐름과 연결해 볼 수 있다.

최근 중국의 지방정부는 부동산 침체와 지방재정 악화, 산업 구조조정, AI·신산업 투자라는 복합 과제를 안고 있다. 중앙이 지방 지도부 인사를 통해 정책 집행력과 통치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움직임은 향후 중국 경제정책을 읽는 또 하나의 변수다.

5. 동북아에서 보이는 것은 ‘전쟁 준비’만이 아니다

9월 4일 현재 중국의 움직임을 대만해협만 놓고 보면 군사력 증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시야를 조금 넓히면 중국이 구축하려는 것은 군사력 하나가 아니다. 대만해협에서는 위성과 사이버, 전자전을 결합한 새로운 작전체계를 만들고 있다. 중동에서는 AI와 디지털 인프라, 공급망을 앞세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구리와 금 같은 전략자원을 확보하면서 태양광 과잉설비를 정리하고 유럽의 노동·환경 규범에도 대응해야 한다.

군사·기술·자원·산업·외교가 한 전략 안에서 서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이 변화는 한국에도 직접적인 질문을 던진다. 대만해협에서 저궤도 위성통신이 실제 군사작전의 핵심 인프라로 등장한다면 한국의 우주·사이버 안보전략도 기존의 미사일·함정·항공기 중심 사고를 넘어설 필요가 있다. 중국이 중동에서 AI와 데이터센터, 공급망을 패키지로 묶어 진출한다면 한국 기업의 중동 전략 역시 건설·플랜트나 방산을 넘어 AI·반도체·전력·데이터 인프라를 함께 바라봐야 한다. 동시에 중국 태양광 산업의 과잉 문제는 한국 산업에도 경고가 된다. 국가가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가격경쟁이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

지금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의 군사력이 더 강한지를 따지는 문제만은 아니다. 누가 더 안정적인 위성망을 갖고 있는가, 누가 AI 데이터센터의 표준을 선점하는가, 누가 핵심광물을 확보하는가, 누가 과잉산업을 먼저 구조조정하는가가 국가 경쟁력과 안보를 동시에 결정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9월 초 중국의 움직임은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일정과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미중 정상회담은 9월 하순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 확인 가능한 보도만으로 9월 23일 방미·24일 정상회담을 확정 일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Reuters는 ‘9월 하순 미중 정상회담’을 전제로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우주를 준비하고, 카이로에서 AI를 협상하며, 안후이에서 구리를 찾고 태양광 공장을 정리하는 장면들은 서로 떨어진 뉴스가 아니다. 21세기 국가안보의 영역이 어디까지 넓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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