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민족단결법’ 내달 시행
– 소수민족의 중국어 사용을 우선시하고 민족 분열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중국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이 다음 달 시행을 앞둔 가운데, 현지 당국이 관련법 역외 적용의 정당성을 강조. 24일 중국 관영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후웨이리에 사법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의 역외 적용 조항에 대해 “주권 국가가 법에 따라 수행하는 정상적 입법 활동이며, 국제법 기본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음.
–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돼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은 55개 소수민족을 포함한 모든 중국인의 공동체 의식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음. 특히 법 제63조는 중국 국경 밖의 조직이나 개인도 ‘민족단결과 발전을 훼손하거나 민족 분열을 선동하는 행위’를 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규정. 이 때문에 대만 내에서 이 법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거나 중국의 통일 정책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겨냥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일부 외신은 소수 민족의 권리 축소와 정체성 강요라고 평가.
– 후 부부장은 매체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서방 언론이 민족단결진보촉진법 제63조를 왜곡해 ‘관할권 남용’이라고 폄훼하고 있으나, 이는 객관적이지 않고 법리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며, 세계 각국은 입법을 통해 분리주의와 파괴 행위를 방지하고 사회 통합과 정상적인 질서를 유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 이어 “역외 적용 조항은 국외에서 이뤄지는 각종 민족 관련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인적 교류나 학술 토론, 경제·무역 협력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
– 그러나 대만에서는 여전히 반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음. 이날 대만중앙통신은 대만 내 학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해당 법으로 대만인들이 법적·정치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도. 훙푸차오 대만 둥하이대 중국대륙·지역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이 법이 시행되면 대만인들에 대한 입국 금지, 제재, 명단 공개에 따른 비난과 사업상의 압박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 특히 직업·투자·가족 문제 등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을 자주 오가는 대만인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학자·기자·시민단체·시사평론가 등까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음.
2. ‘제재 우회통로’ 중국 위안화, 달러 패권 위협
– 중국이 구축한 위안화 기반 금융망이 미국의 금융 제재 영향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꼽힘. 지난해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출을 통해 최대 43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 이란산 원유 거래 과정에서 결제는 미국 달러 대신 위안화로 이뤄졌음.
– 이란은 이 자금을 이용해 중국산 자동차 부품과 태양광 패널을 포함해 군사적으로 전용이 가능한 물자도 확보하고 있음. 위안화 무역은 중국의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통해 처리.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결제 시스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지난 2015년 출범한 위안화 기반 결제망.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이후 CIPS의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7천900억 위안(약 179조 원)으로 지난해 평균인 6천800억 위안(약 154조 원)을 크게 웃돌았음.
– 러시아의 사례도 비슷.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자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은 빠르게 위안화 중심으로 재편.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현재 양국 무역의 90% 이상이 위안화와 루블화로 결제. 약 80%가 달러로 이뤄지는 전 세계 무역 금융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의 무역 금융 비중은 지난 5년간 세 배 증가해 올해 4월 기준 6%를 기록.
– SWIFT 통계에 따르면 위안화는 올해 들어 달러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무역 금융 통화가 됐음. 또한 중국은 지난 2021년 출범한 디지털 결제 플랫폼 ‘mBridge’의 사용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음. 이 시스템은 디지털 위안화 등을 활용해 미국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중앙은행 간 직접 결제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 제재 영향력을 더욱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
–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옴. 중국 당국이 엄격한 자본 통제를 유지하는 한 위안화의 국제화는 쉽지 않으리라는 것.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목표가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별도의 무역·금융권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분석.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연구원은 “위안화 기반 금융 시스템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쉽게 만든다”며 “미국 정보당국이 글로벌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음.
3. 일본 재계 방중, 중국 외교부 차관과 면담
–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일본 재계 단체 간부들이 방중해 중국 외교부 차관과 면담. 24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 간부 4명은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면담하고 의견을 교환. 협회의 하시모토 가쿠 회장 대행은 전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화 부부장이 전임 협회 회장인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의 별세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했으며, 협회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음.
– 화 부부장은 그러면서도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중국 측의 강경한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음. 이에 대해 하시모토 회장 대행은 “일본이 군사적인 국가를 목표로 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관계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 그는 이어 “(이번 면담으로) 교류의 실마리를 잡은 것은 큰 성과”라며 “관계 해결과 개선을 위해 움직이겠다는 의지를 확인했고, 이를 이어 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평가.
– 한편, 이런 교류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 당국이 지난달 일본인 2명을 체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음.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일본인 2명이 중국 세관 당국에 구금됐다고 밝혔음. 기하라 장관은 지난달 18일과 25일에 각각 일본인 1명씩 총 2명이 ‘국가 수출입 금지 화물 밀수죄’에 해당한다는 혐의로 구금됐다고 중국 세관 당국이 현지 일본 총영사관에 통보했다고 말했음. 그는 두 사람의 건강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음.
–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다롄에 있는 일본계 대형 전기 기업 소속인 일본인 남성 직원 1명이 지난달 말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 이 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해당 남성이 중국이 대(對)일본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희토류 가공 제품을 중국 밖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음. 중국 외교부도 일본인 구금 사실을 공식 확인.
4. MSCI, 대폭락 인도네시아 증시 ‘신흥시장’ 지위 유지
– 세계적 주가지수 업체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올해 30% 가까이 폭락한 인도네시아 증시의 지위에 관한 판단을 오는 11월로 미뤘음. 24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MSCI는 이날 공개한 2026년 시장 분류 검토 결과에서 인도네시아 증시의 신흥시장 지위를 일단 유지. 다만 올해 인도네시아 당국이 도입한 각종 시장 개선 조치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검토를 오는 11월까지 연장한다고 덧붙였음.
– MSCI는 세계 주요 증시를 매년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독립시장 등 크게 네 그룹으로 분류. 한국 증시도 현재 신흥시장에 해당. MSCI는 인도네시아 금융 규제 당국이 발표한 공시 강화와 투자자 분류 세분화 등 시장 투명성 개혁 조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이라면서도 실제로 효과적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 그러면서 “세계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조치들이 시장에서 일관되게 이행되고 지속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
– MSCI는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증시를 재검토할 때까지 충분한 진전이 없다면 적절한 조치를 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인도네시아를 신흥시장에서 프런티어시장으로 재분류하는 협의도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음. 앞서 MSCI는 지난 1월 거래 투명성이 우려된다며 5월까지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않으면 인도네시아를 신흥시장에서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할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후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자카르타 종합지수(JCI)는 급락.
– 올해 들어 JCI는 29% 하락해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주식 38억9천만달러(약 6조원)어치를 순매도. 인도네시아가 프런티어시장으로 떨어지면 이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과 같은 수준이 되는 상황을 의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강등되면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최대 13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추산. 올해 1월 9천억달러(1천386조원)가 넘었던 인도네시아 증시의 시가 총액은 현재 6천10억달러(926조원)로 줄었음.
– MSCI의 등급 발표 연장 이후 이날 JCI는 소폭 상승했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 반등일 뿐 우려는 여전히 남은 만큼 이 시장의 투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 인도네시아 금융 규제 당국은 이번 MSCI의 발표가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자국의 자본시장 개혁 의제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 그러면서 “지금까지 시행됐거나 진행 중인 개혁 조치들이 이해될 수 있도록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 투자자들과 계속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강조.
5. 몬순가뭄 지속 인도, 농민들에 ‘재배작물 변경’ 권유
– 인도 당국이 몬순(우기) 가뭄에 취약한 지역의 농민들에게 물을 상대적으로 덜 필요로 하는 내한(耐旱) 작물로 재배 작물을 변경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음. 2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 연방정부 농업부는 지난 23일 주정부 관계자들과 영상회의를 열어 몬순 가뭄 대책을 논의하고서 이같이 요청. 이번 대책회의는 보통 6월부터 3개월간 이어지는 인도의 몬순 강우량이 최근 턱없이 부족한 데다, 앞으로도 가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마련.
– 이달 1일 이후 인도 전역 몬순 강우량은 평년의 42% 수준에 그쳤음. 이에 따라 농업부는 엘니뇨 등에 따른 가뭄 지속 현상이 계속되면 농업 생산량이 줄어 농민 생계에 어려움이 초래될 것으로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선 것. 농업부는 강우량 부족에 취약한 315개 구역을 지정하고, 해당 지역 농민에게 가뭄에 강한 콩류와 유지작물, 수수 등으로 재배 작물을 전환해달라고 당부. 문제의 가뭄 취약 지역이 포함된 곳은 중부 마디아프라데시, 서부 마하라슈트라, 북서부 구자라트,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남서부 카르나타카,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 등 12개 주(州).
– 농업부는 또 연못과 저수지 보수 등을 통해 수자원 보존에 속도를 내기로 했으며, 각 주정부에 식수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비상계획 마련을 요청. 이와 함께 농작물 보험 범위 확대, 농민 대출 한도 상향, 농민 소득 지원 프로그램 마련도 추진키로 했음. 농업부는 다만 쌀과 밀 재고량이 현재 충분하기 때문에 몬순 강우량 저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식량안보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은 없다고 강조.
6. “미국 원유 제재 면제, 이란 60일간 최대 4조7천억원 수익”
– 미국이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양해각서(MOU)에 따라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면서 이란 경제가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음. 이번 조치로 이란이 60일의 기간 동안 최대 30억6천만달러(약 4조7천1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돼, 전쟁으로 고사 직전에 몰렸던 이란 경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는 관측.
–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정학 리스크 자문업체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대표는 이란이 하루 약 3천740만~5천100만달러(약 576억~785억원)를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 그는 이란이 보유한 판매 가능한 원유를 모두 처분할 수 있다고 가정할 경우, 60일간의 제재 유예 기간 동안 총 22억4천만~30억6천만달러(약 3조4천500억~4조7천1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
–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이란산 원유의 생산, 인도, 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 임시 일반면허를 발급. 이는 지난 2018년 재임 당시 이란 핵합의(JCPOA)를 폐기한 이후 고강도 제재로 이란의 목줄을 죄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존 압박 일변도 정책에서 180도 선회한 것.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 등 극소수 국가에만 원유를 수출할 수 있었고, 이마저도 막대한 할인과 복잡한 우회 경로를 감수해야 했음.
– 다만, 에릭슨 대표는 이를 단순한 ‘재정적 횡재’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 그는 “정치적 수사만 보면 이란이 로또에 당첨된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라며 “이란은 이미 석유를 팔고 있었으나 그동안 이른바 ‘그림자 선단’ 운영, 불법 자금 세탁, 중개인 비용 등 일종의 ‘제재 세금’을 대가로 치르고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 즉, 제재 유예가 새로운 수입원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수입원의 수익을 극대화해 준 것이라는 분석.
– 이란 전쟁이 발발한 2월 28일 이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66달러(약 10만1천640원)였지만, 이란은 약 10달러(약 1만5천400원)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판매해 왔음. 이란은 이번 조치로 시장 가격에 근접하게 판매할 수 있게 됐음. 특히 ‘그림자 선단’ 이용 비용, 무보험 리스크,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자금 세탁 비용 등 배럴당 약 7달러(약 1만780원)에 달하던 우회 비용이 절감되면서 이란이 실제로 손에 쥐는 실질 수익은 배럴당 총 11달러(약 1만6천940원)가량 늘어난 셈.
– 현재 이란은 약 1억8천만 배럴의 원유 재고를 확보한 상태. 전쟁 여파로 하루 230만 배럴까지 떨어졌던 생산량 역시 빠르게 회복 중이어서 60일 유예 기간 내 최대 2억150만 배럴까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임.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 수익 증가가 장기적 경제 이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음. 에릭슨 대표는 “이번 달에 재고를 모두 털어내고 나면 다음 달 생산량은 전쟁 전에 못 미치기 때문에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며 유예 조치가 1년간 이어지더라도 연간 최대 추가 이익은 100억달러(약 15조4천억원) 안팎에 그칠 것이라 전망.
7. 이란, ‘히잡벗은 여성’ 포용 이미지 연출
– 이란 정부가 탄압 대상이었던 히잡 벗은 여성들까지 포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폭넓은 민족주의를 선전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 NYT에 따르면 최근 이란 친정부 세력은 과거 시위대였던 이란인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을 계기로 정권을 지지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해왔음. 특히 친정부 성향 영화감독 호세인 샤마그다리가 제작해 올린 영상에는 이란 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통했던 히잡 벗은 여성들이 등장.
– 핑크색 상의와 청바지를 입고 곱슬머리를 어깨 위로 흘러내린 한 젊은 여성은 카메라 앞에서 “나는 이슬람 공화국이나 최고 지도자를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전쟁의 시작을 떠올리며 생각을 재고하고 있다”고 말했음. 그러면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지 민병대가 싸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 없었을 것”이라며 과거 히잡 벗은 여성들을 탄압했던 이란 군대를 찬양.
– 이란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은 여전히 법적 의무이며, 이를 어기면 체포되거나 태형에 처할 수 있음. 다만 현재 많은 여성이 히잡 착용 의무를 공공연히 무시해 이란 거리에서 히잡 벗은 여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란 친정부 집회에서도 히잡 벗은 여성들의 모습이 눈에 보임. 지난달 이란 사법부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이 집 안에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국영 IRNA 통신의 편집장을 소환.
– 하지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곧바로 편집장을 옹호하고 나섰음.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당국이) 당장이라도 체포해야 한다고 말하는 바로 그 여성들이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당신들(국영 언론)도 보여주지 않았느냐”며 “우리는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이러한 차이를 적대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음.
– 이란은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았으며 현재 진행 중인 평화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음. 그러나 경제난이 심화하고 전쟁 직전 나라를 뒤흔든 반정부 시위 여파로 민심은 분열된 상태.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란 정부는 외세의 공격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이용, 핵심 지지층을 넘어서 폭넓은 계층을 아우르는 통합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고 NYT는 짚었음. 전쟁과 내부 분열로 위기에 직면한 이란 정부가 이제 전쟁에 맞서 같은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차이를 기꺼이 눈감아 주고 있다는 분석.

8. “걸프국들, 트럼프의 이란 합의에 우려”
– 페르시아만의 미국 우방국들이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체결한 합의가 ‘재앙적 전환점’이 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분석. CNN에 따르면 수십년간 이 지역의 아랍 국가 지도자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여기고 자국 안보의 초석으로 삼아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은 “더 거래적”이라는 지적.
– 2018년 10월 한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우리는 당신을 보호하고 있으며, 당신은 군대 유지에 대한 비용을 내야한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음. 이듬해인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시설들이 공격받아 왕국의 원유 생산이 절반가량 일시적으로 중단. 이는 사우디가 최근 수십년간 겪은 최대 규모 피해. 당시 예멘 후티 반군이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이란은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했으나, 사우디와 미국 등 서방측은 이란이 배후였으리라고 보고 있음.
– 미국은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하고 공격을 규탄했으나 별다른 보복 조치는 하지 않았으며, 걸프 국가들은 자신들을 위해 이란에 맞서려는 미국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지속적 의문을 품게 됐음. 트럼프 집권 2기가 되자 걸프국 지도자들은 이런 점을 유념하고 미국에 수조 달러(수천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첫 순방지로 이 지역을 택했음.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5월 페르시아만 국가들을 순방하면서 카타르 도하에서 “우리는 이 나라를 보호할 것”이라고 선언. 이 약속은 올해 가장 큰 시험대에 올랐다고 CNN은 지적.
– 걸프국들은 역내 분쟁을 피하려고 애써왔으나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올해 2월 28일 전쟁을 개시했고, 페르시아만 전역이 이란의 맹렬한 보복 공격을 받았음. 이를 계기로 역내 정부들은 미국의 보호가 실제로 작용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직면함.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 하산 알하산은 지난주 미국은 임시 휴전 합의로 중동에서 더욱 후퇴했다면서 “아랍 걸프 국가들의 관점에서 이란 전쟁은 역내 안보 질서의 재앙적 전환점”이라고 지적. 그는 이란이 금융·경제 자원 유입으로 더욱 대담해 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음.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부터 25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국들을 순방하면서 각국 지도자들과 걸프협력회의(GCC) 관계자들을 만나 워싱턴의 안보 공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우방국들을 설득할 예정. 그러나 걸프국들은 당분간 안보나 경제 동반자로서 미국을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 일부 걸프국들은 이미 군사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려고 시도 중이며, 이란과의 역내 불가침협정 등 장기적 공존 방안을 보다 더 진지하게 고려하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음.
한편 24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UAE 두바이 현지 거주자들 인터뷰를 통해 UAE 측이 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소개했다.
두바이 소재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 골프를 치러 온 영국 출신 버티 존스(23)는 WP에 “사업 측면에서, 나는 그가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나는 그에 대한 모든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런던에서 와 보험업계에서 일하는 톰(30)은 트럼프가 전쟁 중에 종전이 임박했다는 거짓 약속을 되풀이해 그를 신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면서 “그는 끔찍한 지역 불안정을 초래했다”며 “누구라도 그를 좋아하기 정말 어렵게 됐다”고 WP에 말했다.
자문업체 ‘글로벌 포시빌리티즈’의 창립자인 사업가 오마르 알 부사이디(40)는 트럼프에 관해 “솔직히 말해,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우리는 농락당했다”고 평가했다.
UAE의 억만장자 칼라프 알 합투르는 최근 공개서한을 내고 트럼프가 “우리 지역을 전쟁으로 끌고 들어갔다”며 “위험한 결정”을 내린 트럼프를 비난해 화제가 됐다.
다만 UAE 당국자들은 다른 걸프국 당국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 비판은 하지 않고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