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평창올림픽 이희범 조직위원장 ‘성화는 꺼져도 올림픽 정신은 이어가야’

 

드라마 같은 평창올림픽 비화…”조직위직원·자원봉사자에 사죄하는 맘으로 써”
“올림픽 왜 유치했고 왜 열광하는지 밝히고파…이 책이 국민통합에 도움 됐으면”

[아시아엔=김남주 <서울대총동창신문> 편집장, 전 <아시아엔> 기자] 2024 파리올림픽이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린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이 성화 봉송에 나선다”는 보도부터 ‘한국의 금메달 유망 종목’에 대한 뉴스 등이 나오며 올림픽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때마침 2018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지낸 이희범 부영 회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성화는 꺼져도 올림픽 정신은 이어가야>를 출간했다. 평창올림픽 개막 1년 9개월을 남겨두고 구원투수로 투입돼,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러낸 이희범 회장의 ‘평창올림픽 비망록’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책 발간 동기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올림픽 후 조직위원회 구성원들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장을 주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헤어지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약속 불이행에 대해 사죄해야겠다는 마음에서 펜을 들었다. 평창올림픽을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왜 올림픽을 유치하였고, 왜 스포츠에 열광하고 있는지를 음미하는 것도 미래 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해 도움이 될 듯하다.”

이에 걸맞게 책 속에는 해외 스폰서 업체의 세금 문제 등 예산 수입과 지출에 관련된 사항은 세세한 수치까지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사후 경기장 활용, 인프라 건설, 조직 운영, 해외 올림픽 운영 사례까지 다루며 올림픽이 어떻게 준비되고 치러지는지 이 책 한 권으로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 외교에 대한 비판도 새겨들을 게 많다. 무엇보다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적인 대회로 마무리하기까지 전 과정이 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롭다.

이희범 회장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취임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우리나라는 타이태닉호처럼 엄청난 암초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국내 유수의 기업 총수들은 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고, 그 여파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올림픽 시설 전체가 로비의 대상인 것처럼 보도되며 조직위원회는 비리의 온상으로 비쳤다. 재정은 3000억원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완료하고 미사일을 발사했다. 세계 언론들은 한반도 위기론을 증폭시켜 평창올림픽 불참 움직임이 도미노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은 동계스포츠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회로 기록됐다. 역사상 가장 많은 92개국에서 29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했고, 북한에서도 선수와 응원단 등 470여 명이 참가했다.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공동으로 입장했고,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했다. 재정적으로도 애초 예상한 3000억원 이상의 적자에서 1196억원을 청산단에 넘겨주는 흑자 대회로 마무리 했다.

그가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한 1037일간 봉급도 받지 않고 열정적으로 매달린 결과다. 앞서 2016년 리우올림픽 기간 중 그는 한 달 사이에 리우데자네이루를 세 번, 일본 도쿄는 당일치기로 세 번 다녀왔다. 자동차로는 서울~평창을 800회 이상 오가며 15만8000km를 달렸다.

<성화는 꺼져도 올림픽 정신은 이어가야>는 올림픽 이후 조직위와 여러 업체 간 벌어진 법적 소송의 판결 결과도 소개하고 있다. 책은 또 올림픽 개관 격인 ‘왜 올림픽인가’를 한 챕터로 다뤘다. 

2018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 개촌식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희범 조직위원장이 악수하며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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