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생도, 美 해사 사상 첫 졸업
“내가 보아온 아들은 지난 1년 동안?인생에 대해 더 진지하고 성실했으며 인간 본연의 모습에 충실했다.”
미 해군사관학교 사상 최초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딛고 지난 5월 졸업한 케빈 힐러리(22)의 부친은 리온 파네타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졸업식에서 부모로서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찬사를 바쳤다. 케빈에게 경제학 학사 증서가 주어질 때 도열했던 생도들과 하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사관학교에서 지체장애인, 그것도 하반신 마비 장애를 지닌 채?졸업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하반신 마비를 겪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동료들과 웨스트버지니아주 셰넌도어 계곡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다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네이비 실(Navy SEAL- 해군 특수부대)이 꿈이었던 그는 단단한 체력관리로 무장, 여느 생도들보다 스포츠를 즐겼다. 당시에도 힘들기로?유명한 산악자전거를 타기위해 계곡을 찾았다. 하지만?갑자기 몰려온 폭풍으로?육중한 나무가 자전거를 탄 그 위에 쓰러지면서?케빈 생도는 생명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목숨은 건졌지만?하반신을?못 쓰는 장애를 입게 됐다.?더 큰 아픔은 자신이 이루려던 꿈을 접어야 했다는 것이다.
케빈의 가족은?순간의 사고로?꿈을 접어야 하는 고통을 겪는 그를 보면서 학교 측에 그를 추방하지 말라는 간절한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학교 측은 평소 생도로서 훌륭했던 그의 사정을?고려해, 제명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을 지난 크리스마스 때 케빈 가족에게 알렸다.
케빈은 꿈을 바꿔 법률 전공분야로 돌렸다. 그는 마침내 졸업식에서 파네타 장관의 호명으로 연단에 올랐고, 열광적인 박수를 받으며?생도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이상기 기자 winwin0625@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