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2/19] 이스라엘 라파 폭격·팔 국가인정 거부, 휴전협상 불투명

1. 중국, 춘제 연휴 직후 ‘고품질 성장·혁신’ 강조
– 중국이 8일간의 춘제(春節·설) 연휴(10∼17일)가 끝나자마자 고품질 성장과 혁신을 강조하며 경제 문제 해결을 촉구.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창 중국 총리는 전날 국무원 회의에서 경제 문제 해결에 있어 ‘신속한 결과’를 촉구.
– 리 총리는 “모든 부서는 신속하게 업무 모드에 돌입하고 실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전체 사회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실용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 전날 중국 주요 경제 중심지들도 일제히 춘제 연휴 후 첫 회의를 소집하고 경제 성장을 위한 해법 마련에 나섰음.
– 중국 지방정부 중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광둥성에서는 황쿤밍 광둥성 당서기가 “선두 주자로서 광둥은 2035년까지 완만하게 발전하는 경제와 혁신 경제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큰 격차와 결함이 있다”고 지적.
–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은 기술 혁신, 산업 발전, 생산력 지속 발전”이라며 “기업들이 제품 품질과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 신장비, 신소재, 새로운 프로세스를 채택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 그러면서 “올해 여러 새로운 주요 과학 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할 것”이라며 1천500여개 투자 프로젝트에 1조위안(약 185조원)을 배정했다고 밝혔음.
– 이러한 공약은 급속 확장 대신 경제 성장의 질을 통해 고품질 발전을 도모하려는 국가적 정책 추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SCMP는 설명. 이어 이를 위해 부동산이나 금융 투기와 같은 오래된 수단에서 기술, 첨단 제조, 녹색 산업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음.

2.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AI 반도체 공급 133조원 펀드 추진
–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인공지능(AI)에 필수인 고성능 반도체 공급을 위해 1천억 달러(약 133조2천1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이하 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 이는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보완하면서 AI 반도체 대량생산 기업을 설립해 업계 선두인 엔비디아에 대적하기 위한 것.
– 코드명 이자나기(Izanagi)라는 이 프로젝트는 아직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음. 다만 필요 자금 1천억 달러 중에 소프트뱅크가 300억 달러를 대고 중동지역에서 700억 달러를 유치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음. 이 펀드가 성공한다면 챗GPT가 등장한 이래 AI 분야에서 가장 큰 투자 중 하나가 됨.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최근에 100억 달러 이상을 오픈AI에 투자해 주목받았는데 이보다 훨씬 큰 금액.
– 손 회장은 이 프로젝트의 이름을 일본의 창조와 생명의 신 이자나기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음. 이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방식이나 어디에 투자할지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논의는 더 진행될 수 있음. 어느 회사가 새 기술 개발에 중심 역할을 할 것인지도 불분명. 소프트뱅크나 Arm 측은 이에 대한 확인을 거부.
– 손 회장은 스타트업 투자를 많이 해왔으나 몇차례 실패한 후 지금은 이를 줄이고 새 영역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음. Arm을 키워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과 같은 반열에 올릴 기회를 보고 있음.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주식 시장 반등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410억 달러(약 54조6천12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

3. 일본 기시다 내각, 비자금·통일교 여파에 10%대 지지율
–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정권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를 잇달아 기록.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이니치신문이 17∼18일 18세 이상 성인 1천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달(21%)보다 7%포인트 하락한 14%로 나타났다고 19일 보도. 이는 마이니치 조사에서 아소 다로 내각인 2009년 2월(11%)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
–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지난달보다 10% 포인트 상승한 82%로 이 신문이 내각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1947년 7월 이후 최고치. 마이니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집권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에 더해 자민당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 간 관계에 대한 의혹이 이달 들어 재연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지지율 하락 원인을 분석.
–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현직 국회의원 374명과 지역구 지부장 10명 등 384명을 조사한 결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현직 의원 85명이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부실 기재했으며 관련 금액이 5억7천949만엔(약 51억5천만원)에 이른다고 지난 13일 발표. 또한 종교 정책을 담당하는 문부과학상과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이 과거 가정연합 관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음.
–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아사히신문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1%로 전달(23%)보다 2%포인트 하락. 아사히 조사 결과로는 이달 내각 지지율이 2021년 10월 기시다 정권 출범 이후 최저를 경신.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달과 같은 24%를 기록. 이 지지율은 2012년 자민당 재집권한 이후 최저치.
–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에 머무는 가운데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꼽혔음. 마이니치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조사한 결과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25%로 가장 높았음. 자민당에서는 비자금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기시다 총리의 퇴진을 언급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낸 이시바 전 간사장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

4. ‘해외 도피 15년’ 탁신 전 태국 총리, 6개월 수감만에 가석방
– 해외에서 15년간 도피 생활을 해온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가 수감 6개월 만에 가석방. 18일 AF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탁신은 이날 오전 경찰병원을 떠나 프아타이당의 대표인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과 함께 자택에 도착. 앞서 태국 법무부는 “탁신 전 총리는 건강 상태가 심각하거나 70세 이상인 경우에 속한다”며 “수감 6개월 후 자동으로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음.
– 통신 재벌 출신인 탁신은 2001∼2006년 총리를 역임. 탁신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2008년 판결을 앞두고 출국해 줄곧 해외에서 지내왔음. 그는 자신의 계열인 프아타이당의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선출된 작년 8월 22일 태국에 돌아왔음.
– 탁신은 15년 만에 귀국한 직후 법원에서 권한 남용 등의 혐의로 8년 형이 선고돼 곧바로 수감됐으나 당일 밤 고혈압 치료를 이유로 경찰병원으로 이송. 이후 입원 연장 승인을 받아 병원에서 지내면서 ‘특혜 수감’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왕실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면서 가석방 전망에 무게가 실렸음. 태국 교정법상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마치면 가석방 대상. 다만 최소 6개월은 복역해야 함.
– 탁신은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 지난 20여년간 태국 정계는 탁신 세력과 군부로 대표되는 반(反)탁신 세력이 양분해왔음. 그가 해외로 도피한 뒤에도 탁신계 정당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과 도시 빈민층에 호소해 선거에서 승승장구.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도 탁신의 후광에 힘입어 지난 2011년 총리로 선출됐지만 그는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바 있음.
–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도 현재 군부 세력과 결탁해 정권을 잡은 프아타이당의 대표를 맡고 있음. 그가 귀국한 직후 병원 수감, 왕실 사면에 의한 가석방 등 상당한 특혜를 입은 것을 보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내세워 왕당파 및 군부 세력과 모종의 거래를 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옴. 하지만 탁신은 정계에서 은퇴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음.

5. ‘부정선거 의혹’ 파키스탄, ‘총선 양심선언’ 이어져
– 파키스탄 총선이 끝나고 결과도 발표됐지만 부정 선거가 있었다는 양심선언이 잇달아 나오면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음.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펀자브주 군사 도시 라왈핀디의 행정감독관(commissioner) 리아콰트 알리 차타는 지난 8일 치러진 총선 결과가 자신의 감시하에 ‘조작’됐다고 폭로.
– 차타 감독관은 “가짜 도장을 찍어 7만∼8만표 차이로 앞서던 무소속 후보를 패하게 했다”며 “이 모든 잘못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 그는 또한 “대규모 선거 조작에 깊이 연루됐다”며 “공직에서 사임하고 경찰에 자수하겠다”고 밝혔음. 이어 이번 사건에 선거관리위원장과 대법관들도 개입돼 있다며 “내가 저지른 불의에 대해 처벌받아야 하며 연루된 다른 사람들도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
– 이에 파키스탄 최대 독립 인권 기구인 파키스탄 인권위원회는 “국가 관료가 개입한 선거 조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평가. 반면 파키스탄 선관위는 성명을 통해 차타 감독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음.
–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에는 총선과 함께 치러진 신드주 주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하피즈 나임 우르 레흐만 후보는 경쟁자였던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출신 무소속 후보의 표가 3만1천여표에서 1만1천여표로 줄었다며 투표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조작됐다고 폭로. 그는 “국민 의견을 존중해 승자는 승리하고 패자는 패해야 한다”며 “나는 투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음.
–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세인 군부에 대항하는 칸 전 총리 측의 승리를 막기 위해 불공정한 일들을 벌였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음. 파키스탄 당국은 투표 당일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차단했으며 평소보다 개표도 오래 진행. 이에 PTI 측은 개표 과정에서 대대적인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도 이번 총선 관련 수사를 촉구.

가자지구를 행군하고 있는 이스라엘군 <사진=신화사/연합뉴스>

6. 이스라엘 라파 폭격·팔 국가인정 거부, 휴전협상 불투명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고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을 구하기 위한 휴전 협상이 백척간두에 놓였음.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은 14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는 가자지구 남부 국경도시 라파를 연일 폭격 중이다. 카타르에 망명 중인 하마스 지도부도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없이는 인질을 석방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되뇌고 있음.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는 18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일방적 조치를 거부한다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승인해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자는 이른바 ‘두국가 해법’의 성사를 위해 외교력을 집중해 왔는데, 공식적으로 이에 반기를 든 것.
– 이스라엘 정부는 “(작년) 10월 7일 학살 이후에 그런 인정을 하는 건 테러행위에 전례가 없는 엄청난 보상을 주는 것이자 앞으로의 모든 평화합의를 가로막는 것”이라고 주장. 6주간의 일시 휴전과 영구 휴전 논의 개시 등을 골자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 중이던 협상도 이스라엘 협상단이 본국으로 철수하면서 자칫 결렬될 위기에 놓였음.
–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와 군사작전 종료를 요구하는 하마스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탓도 있지만, 가자지구내 하마스 현지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종적이 묘연해진 것도 협상을 어렵게 했다는 후문. 신와르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해 이번 전쟁을 촉발한 인물.
– 이런 상황에서 가자지구 주요도시들인 가자시티와 칸유니스, 라파에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잇따라 17일 밤 사이에만 최소 18명이 추가로 사망.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삼은 탓이라는 주장을 반복. 네타냐후 총리는 17일 라파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건 “전쟁에서 지라고 말하는 것”이라면서 인질 석방 협상과 무관하게 라파에 지상군을 진입시킬 것이라고 밝혔음.
– 이스라엘 정부 주요 당국자들이 인질 석방을 위한 하마스와의 협상이 성공하려면 최대한의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행보 역시 압박 전술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음. 그러나 가뜩이나 이스라엘에 부정적이던 국제여론이 더욱 악화할 수 있고 협상의 완전한 결렬로 이어질 위험도 적지 않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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