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 칼럼] 민주당이 가야 할 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 대표도 민주당도 법원이 구속영장 청구를 인용하지 않고 기각시켜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기를 바랄 거다.

민주당이 법원에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제출한 것도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다. 물론 구속영장이 기각된다 해도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뿐 법원이 이재명 대표가 무죄라고 인정하는 건 아니다. 다만 법원이 검찰 주장과는 달리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혐의 역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서 기각되는 게 이 대표가 바라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거다. 검찰의 보복수사라는 이 대표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될 거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흔들렸던 이재명 대표의 입지도 회복되고, 민주당의 당내 혼란도 이 대표 중심으로 수습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법원이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가 소명된다고 밝히면 이 대표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입지도 약화되고, 당내 혼란 수습도 이 대표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당권파가 피하고 싶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법원이 구속영장 청구 사유를 인용해 이 대표가 구속되는 것이다.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약화되고, 민주당의 계파 갈등도 악화될 거다. 20대 대선 때에도 이 대표와 민주당을 괴롭혔던 ‘사법리스크’는 내년 제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의 위기는 민주당의 위기다. 현실화된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가져온 위기를 벗어나야 제22대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거의 두배 가까이 돼도 이 대표나 민주당 지지도가 제자리걸음인 상태인데다 사법리스크까지 민주당을 옥죄고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 당권파의 대응은 거꾸로 나가고 있다.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로 추정되는 체포동의안 찬성 의원들을 ‘배신자’로 몰고 ‘색출’해서 ‘상응조치’를 취하겠다는 건 바람직한 대응이 아니다. “검사 독재정권의 민주주의·민생, 평화 파괴를 막을 수 있도록 민주당에 힘을 모아달라”는 이재명 대표의 뜻과도 다르다.

“강성 지지자들을 달래야 할 민주당 지도부가 당원들의 분노에 기대어 책임을 비당권파, 이른바 ‘가결파’로 돌리는 건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본문 가운데) 정청래 최고위원과 이재명 대표

‘해당행위’ ‘협잡의 정치’ ‘부역자’라는 서슬퍼런 거친 말들은 위기 수습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당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으자”는 이재명 대표의 호소에도 어긋난다. 강성 지지자들을 달래야 할 민주당 지도부가 당원들의 분노에 기대어 책임을 비당권파, 이른바 ‘가결파’로 돌리는 건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이재명 대표 단식은 거대야당이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적 폭주에 무기력했던 민주당의 절박함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투쟁수단이었다. 여당은 조롱하고, 언론은 ‘방탄’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봤고, 시민은 무관심했지만 ‘24일 단식’이 거둔 성과는 있다. 이 대표의 존재감이 커졌고, 지지층을 결집시켰으며 정부여당의 불통이 부각됐다.

단식의 효과를 깎아먹은 건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 단식 중 병원으로 실려 간 이재명 대표가 부결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무도함을 드러내야 할 제1야당 대표의 단식이 사법리스크를 피해가려는 방탄단식으로 의미가 축소됐다. 게다가 당권파의 비민주적 대응은 단식의 성과를 발로 차버린 셈이 됐다.

오늘 민주당은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새 대표는 체포동의안 충격에서 벗어나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 민생현안 해결에 충실하도록 의정활동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재명 대표 말처럼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울 정치집단은 민주당밖에 없기” 때문이다. 표결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로 당권은 지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민심을 지키지는 못한다.

One comment

  1. 이재명 대표가 정상적인 사람인가요? 한국 헌정 사상 이렇게 무법한 정치인은 없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충성한 사람이 4명이나 자살을 했습니다. 그가 형수에게 욕한 것은 너무 참담합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민주당에서 정상적인 사람을 당대표로 세워야 합니다. 보통은 대권에 도전하여 떨어지면 공백기를 가지며 숙고에 들어갑니다. . 근데 이재명 대표는 어떻게 했습니까? 바로 국회의원 나와서, 바로 당대표 되고, 왜 그랬을까요? 자신이 저지른 죄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 기대서 살아보려고 한 것 아닐까요? 한국에 정의가 살아나야 합니다. 이런 범법자를 좌파라고 감싸면 안됩니다. 우파에도 이런 정치인이 나오면 척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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