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인간은 왜 종교를 만들었을까?
*빌립보서 1-4장…인간이 되신 하나님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립보서 2장 6-8절)
인간은 신적 능력을 갈망하는 존재입니다. 신적 경지, 신들린 듯한 손놀림, 신선 놀음, 천상의 하모니 등 괜히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신이란 선망의 대상입니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제 나름대로 선망하는 판타지라는 게 있습니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신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에 손을 댄 이유는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서’였습니다. 신적 능력을 손에 넣고 싶거나 신이 되고 싶은 갈망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것이지요.
인간이 왜 종교를 만들었겠습니까? 내 능력 밖의 일을 신의 힘을 빌어서 이루어 보겠다는 것이 종교의 본질입니다.
그런 인간을 구원하려고 참 신이 선택한 방법이 다소 충격적입니다. 신이 되고 싶어 안달난 인간을 구원하는 방법은 신이 인간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인간을 압도할 만한 어마어마한 신적 능력을 발휘한 것이 아니라 신적 능력을 모조리 포기하기로 자처한 것입니다. 전능함보다 무능함을 선택하셨습니다. 심지어는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인간을 구원하려 하나님이 선택하신 방법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진정한 신적 능력은 인간이 갈망하는 형태의 전능함이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막강한 능력마저도 포기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기독교와 타종교가 확연하게 구별되는 점입니다.
기독교가 믿는 하나님은 신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신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이 구해야할 능력이란 어떤 것일까요? 어쩌면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능력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십자가를 지는 능력을 달라는 기도, 이것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드린 예수님의 기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