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부활한 예수···”복음이 복음답게 전해지는 방식”

바르톨로메오 스케도니 작품 ‘무덤에서의 마리아들’. 이 작품에는 천사와 마리아란 이름을 가진 세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세 여인이 예수의 무덤을 찾았던 때를 상기시켜 주듯 천사의 등 뒤로 눈부신 밝은 햇살이 떠오르며 어둠을 걷어내고 있다. 세 여인은 예수의 시신에 향료를 발라 드리려고 무덤에 막 도착했다. 예수 시대 유다인 장례풍습은 사망 당일이나 그 다음날 시신을 씻은 다음 향료를 바르고, 옷을 입힌 후 삼베로 감싼 뒤 안장했다. 그런데 예수의 경우 서산에 해가 넘어가면서 시작되는 안식일 전에 급히 장례를 치르느라 장례 절차가 생략된 채 무덤에 안장됐다. 그래서 세 여인은 안식일이 끝나자마자 향료를 들고 예수의 무덤까지 찾아왔다. 스케도니는 세 여인의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기 위해 모두 맨발로 묘사했다. 


*성경본문 마가복음 14-16장

“예수께서 안식 후 첫날 이른 아침에 살아나신 후 전에 일곱 귀신을 쫓아내어 주신 막달라 마리아에게 먼저 보이시니 마리아가 가서 예수와 함께 하던 사람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중에 이 일을 알리매”(막 16: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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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구원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산헤드린 회의 석상이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성전이나 당대 최고의 인플루언서인 빌라도 총독 눈 앞에 나타나시면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어떻게 하면 파급력이나 전파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지 예수님이 모르셔서 그렇게 하지 않으신걸까요? 복음이란 그렇게 전해져서는 안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입소문을 타거나 국가 권력의 힘을 빌거나 정치 시스템을 통해서 전해지는 복음은 본질이 흐려지거나 왜곡되기 쉽습니다.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지정되고 교회가 제도화 되면서 복음이 퇴색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시 공신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한 여인앞에 부활의 몸을 가장 처음 선보이십니다. 예수님을 만나서 변화된 한 사람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삶이 바뀐 사람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서 변화된 사람이 전해야 복음이 복음답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히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난 경험 없이는 복음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알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요?

공생애 기간 동안에 예수님은 대중 앞에서 설교도 하시고, 무리를 대상으로 기적도 베푸셨습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주님의 동선은 지극히도 사적입니다. 십자가 사건을 경험하며 낙심과 절망과 충격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찾아가셨습니다. 왜냐하면 십자가를 통과한 사람이라야 부활이 소망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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