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7/27] ‘석유왕국’ 사우디 왕세자 유럽 순방

1. 시진핑-조코위 정상회담 “일대일로 협력 심화, 다자주의 강화”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베이징에서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사실상 중단했던 대면 정상외교를 재개.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와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
– 시 주석은 “운명 공동체 건설은 양국 국민 마음의 소리이자 보편적 기대”라고 말했음. 또 조코위 대통령은 “양국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해 지역 평화와 글로벌 발전에 더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음. 두 정상은 회담 후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심화, 다자주의 강화 등을 담은 공동 언론 성명을 발표.
– 성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정치·경제·인적교류·해양 사업 등 4대 축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공동 발전을 이루기로 했음. 이를 위해 두 정상은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새로운 5개년(2022~2026년) 실행 계획의 수립을 가속화하고, 양국 외교장관을 통해 운명공동체의 요소와 원칙에 대해 진일보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음.
– 이와 함께 양측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와 인도네시아가 추진하는 글로벌 해양거점 구상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갱신하고, 백신과 유전자 관련 공동연구, 녹색발전, 정보교환과 법 집행, 인터넷 보안 역량 건설, 해양 문제, 인도네시아 파인애플의 대중국 수출 등 영역에서의 협력 문건에 서명.
– 조코위 대통령은 또 11월 자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시 주석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것을 초청했고, 시 주석은 이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회의의 원만한 성공을 축원했다고 공동성명은 전했음. 이에 따라 시 주석이 10월 20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한 뒤 11월 15∼16일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약 2년 10개월만에 외국 방문을 하게 될 가능성이 제기.

2. 일본 정부, 낸드 2위 키옥시아에 9천억원 지원
– 일본 정부가 대만 TSMC에 이어 자국 반도체 기업에도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음. 27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미국 기업 웨스턴디지털과 함께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에 최대 929억엔(약 8천9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전날 발표.
– 두 기업은 약 2천788억엔을 투자해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저장매체인 제6세대 3차원 플래시메모리 최신형을 양산하는 계획을 추진 중. 일본 정부가 투자금의 약 3분의 1을 지원하는 셈.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이번 지원 계획에 대해 “반도체의 안정적 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
– 키옥시아는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이며 웨스턴디지털과 협력해 업계 1위 삼성전자에 대항하려고 한다고 아사히는 전했음. 일본 정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구마모토에 공장을 건설하는 데 총 투자규모의 절반 정도인 4천760억엔(약 4조6천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음. TSMC도 구마모토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를 일본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약속.
– TSMC와 키옥시아 지원은 지난 4월 제정된 경제안보법이 적용된 사례. 이 법은 경제안보 관점에서 ▲ 반도체 등 전략물자 공급망 강화 ▲ 기간 인프라 산업 안전 확보 ▲ 첨단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 ▲ 군사 전용 가능 기술의 특허 비공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음. 안정적인 반도체 확보를 위해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법.

3. 대만 차이잉원 총통, 구축함 승선해 군사훈련 참관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6일 구축함에 승선해 자국의 군사훈련을 참관. 차이 총통은 이날 대만 북동부 이란현 앞바다에서 지룽급 미사일 구축함에 승선해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漢光)의 실탄 사격 훈련을 지켜봤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전했음. 차이 총통이 군함에 승선해 훈련을 참관하는 것은 2018년 4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
– 차이 총통은 선내 방송을 통해 병사들에게 “훌륭한 훈련은 조국을 수호하는 중화민국(대만 공식 명칭) 병사들의 능력과 결단력을 보여줬다”며 “다 같이 우리의 조국을 계속 지켜나가자”고 말했음. 올해로 38회째를 맞는 한광훈련은 대만이 중국의 침공 상황을 가정해 매년 실시하는 군사훈련으로, 올해 훈련은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이어짐.
–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차이 총통의 구축함 승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대만에는 어떠한 총통도 없으니, 앞으로 질문할 때는 어휘 선택에 주의하라”며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음. 이어 “대만 당국이 독립의 길을 걷는 것은 죽음의 길”이라며 “대만이 군사적으로 중국에 대항하겠다는 망상을 하는 것은 사마귀가 수레를 잡는 것과 같아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비난.
– 한편, 한광 훈련 첫날인 25일 중국 군용기가 2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는 26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젠(殲·J)-16 전투기 1대와 Y-8 초계기 1대가 전날 대만 남서쪽 ADIZ에 진입했다고 보도.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방송을 하는 한편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
– 대만의 한광훈련 개시와 오는 8월 계획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중국 군용기의 대만 ADIZ 진입 횟수가 늘어나는 추세.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이 지난 19일 외신에 보도된 직후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반드시 결연하고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음. 중국은 이번 달에만 총 59대의 군용기를 대만 ADIZ에 진입시켰음.

4. 캄보디아 훈센 장남, 페북서 정책 공약 “교사 임금 인상”
– 캄보디아를 37년째 통치하고 있는 훈센 총리의 후계자인 장남 훈 마넷(44)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책 공약을 내거는 등 정치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음. 27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훈 마넷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은 이틀전 페이스북에서 “미래의 정부는 교사들의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음.
– 마넷은 “현재 교사들의 최저 임금은 한달에 250달러(32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임금 인상 외에도 다른 여러 혜택을 제공하겠다”고도 했음. 또 정부는 교육 분야에서 인적 자원 뿐 아니라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부연. 그러면서 지적 능력과 도덕성 등 교사가 갖춰야할 자질에 대해서도 강조.
– 캄보디아 정부는 한해에 10억달러(1조3천억원) 이상을 교육 부문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중 80% 가량이 교육자들의 봉급과 복지 혜택에 쓰임. 그러나 임금 수준이 낮기 때문에 다수의 교사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방과 후 과외 교습에 나서고 있음. 이에 대해 옥 차이아비 캄보디아 교사협회장은 “무상 교육을 실시하는 공립학교 교사들이 과외 교습을 하고 돈을 받는 것은 나쁜 관행”이라고 지적.
– 훈 마넷은 최근 페이스북 팔로워가 100만명을 넘어섰음. 캄보디아에서 훈센을 비롯한 거물급 정치인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활동 내역을 알리고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있음. 훈 마넷은 작년에 부친인 훈센 총리의 후계자로 지명. 훈 마넷은 지난 1999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으며 현재 육군 사령관을 맡고 있음.

5. “‘싱가포르 도피’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 귀국할 것”
– 반정부 시위대에 쫓겨 해외로 도피한 후 사임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이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스리랑카 정부 관계자가 말했음. 26일(현지시간) 뉴스와이어 등 스리랑카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내각 대변인인 반둘라 구나와르데나는 이날 취재진에게 “내가 아는 바로는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음.
– 구나와르데나 대변인은 “하지만 그가 언제 귀국할지는 알지 못한다”며 “그는 싱가포르에 숨은 것이 아니며 망명한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음.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도 블룸버그통신에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귀국해 콜롬보 인근 사저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음.
–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반정부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동과 관저로 몰려들자 급히 군기지로 몸을 피한 후 해외로 도피. 그는 몰디브를 거쳐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으며 지난 14일 국회의장에게 사임계를 이메일로 보내 다음날 수리. 이런 사실이 알려진 후 인권단체 ‘국제 진실과 정의 프로젝트'(ITJP)는 최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과거 전범 혐의를 거론하며 싱가포르 법무부에 그를 형사 고발.
– 스리랑카에선 1983년부터 2009년까지 싱할라족 불교도 주축 정부와 힌두교도인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이 벌어지는 등 오랫동안 종교·민족 갈등을 겪었음. 이 과정에서 정부군이 4만5천여명의 타밀족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음. 타밀족 반군 내전 종식의 주역은 2005∼2015년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했던 당시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과 고타바야 라자팍사 국방부 차관 형제.
– 국제 사회에서는 그간 스리랑카 정부군의 반인권적 내전 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구해왔으나, 아직 별다른 진척은 보지 못했음. 고타바야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제기되는 내전 범죄와 인권침해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해왔음. 이에 일각에서는 고타바야 전 대통령이 해외에서 전범 혐의로 체포될 가능성을 우려해 귀국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사진=AP/연합뉴스>

6. ‘석유왕국’ 사우디 왕세자 유럽 순방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6일(현지시간)부터 그리스, 프랑스 등 유럽 국가 순방에 나섰음. 사우디 왕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그리스와 프랑스 정상을 만나 상호 관계 강화 방안과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하지 않았음.
– 이번 방문이 특히 이목을 끄는 이유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10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첫 유럽연합(EU) 국가 방문이기 때문. 무함마드 왕세자는 줄곧 이 암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았고, 이 의혹을 깨끗이 털어냈다고 볼 수는 없는 처지. 서방에서는 여전히 그를 암살을 지시했다고 의심.
– 하지만 이번 유럽행은 발걸음이 상당히 가벼워 보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면죄부’를 손에 쥐었기 때문.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이라는 대명제를 근거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왕따’로 만들겠다며 압박했으나 지난 16일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사우디를 찾아 관계 개선을 먼저 시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해지자 ‘석유 왕국’ 사우디의 협조가 절실했기 때문.
–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이 ‘빈손’이었다는 혹평을 받아야 했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는 서방의 중심국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찾아온 그 자체로 ‘카슈끄지의 굴레’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음. 무함마드 왕세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찾은 지 단 열흘 만에 유럽행 전용기를 탄 셈.
– 무함마드 왕세자의 자신만만한 유럽행의 또 다른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사우디의 위상이 급상승했기 때문.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타격을 입은 유럽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가 산유량을 늘리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음. 서방이 러시아의 ‘돈줄’인 에너지 부문을 강력히 제재하려면 사우디의 원유 증산 약속이 뒷받침돼야 유가 급등 우려를 최소할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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