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 공공장소서 유로컵 시청 금지령

이슬람 원리주의 원조국 가운데 하나인 이란 당국이 여성들이 ‘부적절한 장소’ 즉 공공장소에서 남성과 어울려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축구경기를 시청하는 것을 금지했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ISNA통신에 따르면 경찰 사회사무 담당자인 바흐만 카르가르는 “남녀가 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함께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같은 금지령을 공표했다.

그는 “남성들이 축구를 볼 때 흥분하면 저속한 저주를 퍼붓거나 음담패설을 하기 쉽다”며 “이런 남성들과 함께 축구를 시청하는 것은 여성의 품위를 지키는데 불리하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여성들은 이런 금지령을 내린 경찰당국에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고 카르가르는 덧붙였다.

축구 열기가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인 이란에서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유로 2012 경기를 관영 TV를 통해 방영하고 있으며,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의 2012 카타르 아시안컵 때 커플이나 가족들에게 각광을 받았던 극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한 방식으로도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강경파 정부 관계자나 성직자들은 남녀 분리 정책을 선호하며 남녀가 어울리는 것을 부적절한 행위로 보고 있다.

강경한 이슬람 공화국인 이란에서 여성들은 반드시 여성 전용 수영장과 해수욕장, 공원을 이용해야 하고 공공버스를 탈 때에도 뒷좌석에 앉거나 여성 전용 택시를 타야 한다.

한편 이란 여성들은 엄격한 이슬람 복장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여성들이 머리 스카프(히잡)를 부적합하게 착용하거나 저속한 옷차림을 하면 ‘도덕 경찰’로 불리는 경찰들의 단속을 받는다.

news@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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