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깐부’ 외국친구에 최고 선물, 민병철의 <오징어게임>
‘선플운동’을 최초로 창안하여 SNS 공간에 긍정에너지를 충전·확산시키고 있는 민병철 교수(중앙대 석좌교수)가 이번엔 한국의 전통 게임과 문화, 그리고 관습·행동양식을 한국어와 영어로 소개한 책을 냈다. 제목은 <Land of Squid Game> (BCM 간행). ‘Korean Games, Culture & Behavior’를 부제로 단 이 책은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며, 한국인들이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떤 이유로 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아가 영어학습자들과 외국인들에게도 K-컬처를 알리는데 도움 되도록 기획했다.
작년 전세계에 K-드라마 열풍을 몰고 온 <오징어 게임>을 본 독자들은 기억하실 거다. “우린 깐부야!” 하고 두 주인공 이정재(기훈 역)와 오영수(일남 역)가 외치는 장면과, 어느 라운드에서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여인이 ‘깍두기’로 선택돼 다음 단계로 진출하던 장면을.
이 책은 바로 ‘우린 깐부야’와 ‘깍두기’를 소개하며 문을 열고 △섹션A ‘한국 전통놀이’ △섹션B ‘한국문화와 행동’ △섹션C ‘한국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소개한다. 다시 섹션A 한국 전통놀이에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윷놀이’ ‘땅따먹기’ ‘연날리기’ ‘말뚝박기’ ‘자치기’ ‘제기차기’ ‘비석치기’ ‘오징어게임’ 등 19가지 놀이를 삽화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한다.
섹션B 한국문화와 행동에선 ‘고개숙여 인사하기’ ‘눈치’ ‘태극기와 음양’ ‘한국어에 대한 미스터리-한글’ ‘낯선 사람에게 호의적’ ‘돌잔치 때 인생을 예측한다’ ‘집들이 때 화장지 선물’ ‘연장자가 식사를 시작할 때까지 기다린다’ ‘나의 어머니 대신 우리 어머니’ ‘빨리빨리 문화’ ‘대화 중 팔짱 끼면 결례’ ‘집안에선 신발을 신지 않는다’ 등 외국인이 알아두면 유익할 60가지 유형의 에티켓 및 생활습관, 행동양식을 세세히 안내한다.
한국사람들의 나이 계산법, 오래된 건물에 4층이 없는 것, 끝없는 술잔 권유, 빼빼로데이,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지 않는 것, “화이팅!” 외침 소리 등에 당황하거나 때로는 놀라기까지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의식과 문화 차이인 바, 이로 인해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부당대우는 곤란하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위와 같은 한국과 외국의 문화·의식·행동양식의 차이를 저자는 민병철 교수는 역작 의 섹션C에 ‘흥미로운 사실들’이란 재밌는 타이틀을 달아 50가지 유형을 소개했다.이제 독자들은 이 책의 유용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에서 기술하지 않았지만, 이 책은 각각의 주제를 사례와 삽화를 통해 이해도를 높인 게 큰 장점이다. 또 페이지마다 영어와 한국어를 병기함으로써 외국을 자주 드나드는 이들과, 외국인과 잦은 교류를 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이 몇 더 있다. 어른 손바닥만한 사이즈에 200쪽도 안 돼 포켓 안에 넣어 다니며 쉽게 꺼내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용어선택과 표현에 완벽성을 추구한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 책 74쪽의 ‘인정, 혹은 다른 사람들을 연민하고 배려한다’ 챕터에 들어 있는 사진과 콘텐츠를 보자.
위의 사진(대한간호사협회 제공)은 ‘인정’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뿌리 깊은 연민과 배려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 속에서 한 간호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진단받은 93세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간호사는 할머니가 코로나19에서 회복하는 동안 한국 카드게임인 ‘화투’를 하며 말동무가 돼주고 있다. 이 간호사의 모습은 의료종사자로서의 책무를 뛰어넘은 숭고한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간호사는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돌보고자 하는 ‘인정’의 마음이 우러나와 행동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풀려 해외여행 제한이 풀려 외국땅을 밟게 되면 필자는 이 책을 방문국 외국친구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다. 물론 올해 국내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려 한다. 한국문화에 대해 갈급한 주한 외국인들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