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셋 청년’의 이런 삶 어때요?···독창회 가고, 60년 친구 만나고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10월 8일 아내와 함께 ‘카운터테너 장정권 독창회’에 초대받아 참석했다. 독창회는 저녁 8시 연세대 캠퍼스에 위치한 금호아트홀에서 열렸다.
독창회 1부에서는 H. Purcell의 <오이디푸스> 중 ‘음악이 흐르는 잠시 동안’, W.A. Mozart의 <알바의 아스카니오> 중 ‘아, 고귀한 영혼이여’ 등 9곡을 불렀다. 2부에서는 B. Britten의 <한 여름밤의 꿈> 중 ‘어서오게, 방랑자여!’, G.F. Handel의 <이집트의 왕 톨로메오> 중 ‘조용한 사랑, 이미 어렴풋하게 되었네’ 등 6곡이 이어졌다. 그리고 관객들의 환호 속에 앵콜로 세 곡이 더 불렸다.
카운터테너 장정권은 연세대에서 교회음악을 전공하고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성악과 석사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수석 졸업했다. 이후 런던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영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활동하였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성악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오스트리아, 독일, 영국 등에서 독창회를 개최했다.
카운터테너(countertenor)란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높은 음역(音域)을 내는 성악가를 말한다. 즉 여성 음역인 콘트랄토(contralto)나 메조소프라노(mezzo soprano) 음역을 노래하는 남성 성악가다. 메조소프라노는 여성의 가장 높은 음역인 소프라노와 가장 낮은 음역인 콘트랄토(알토) 사이의 음역을 뜻한다.
6-8세의 남자 아이를 거세(去勢)해 변성기를 거치지 않게 하는 카스트라토(Castrato)와는 달리, 카운터테너는 정상적으로 변성을 거친 남성이 가성(假聲)만을 이용해 노래하는 것이다. 즉 변성기를 거친 후에도 훈련된 가성으로 높은 음역을 구사한다. 현대에 카운터테너를 부활시킨 것은 영국의 앨프리드 델러(1912-1979)이며, 흔히 카운터테너 빅3 성악가는 독일의 안프레아스 숄, 일본 혼혈의 브라이언 아사와(1966~2016), 미국의 데이비드 대니얼스 세 사람이다.
9일 한글날엔 낮 12시 신사역 인근 식당에서 1961년 8월 24일에 창립된 대구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 초창기에 만난 옛 친구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꼭 60년 전 대구파인트리클럽을 계기로 만난 우리는 1960년대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20대 청년기에 맺어진 친분이 80대 노년기까지 60년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파인트리클럽(PTC)은 1958년 11월 3일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12명이 영어를 공부하기 위하여 미국공보원(USIS)에서 조직한 영어회화 동아리였다. 필자가 1961년 클럽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인재양성 사회봉사 국제친선’을 목표로 조직을 확대 개편하여 대구, 부산, 광주 USIS에도 지역 파인트리클럽을 창립했다. 현재 1만2천명 회원들이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하여 클럽회원이 많이 참석하지 못하고 대구파인트리클럽 창립 초창기에 활동한 네 사람만 만났다. 참석자는 정해균(제4대 회장, 前 현대중공업 전무, 1941년생), 한장성(5대 회장, 前 해피 L&B 원장, 1940년생), 송진철(19대 회장, 前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1947년생), 그리고 필자(대구PTC 창립자, 한국파인트리클럽 명예총재, 1939년생)였다. 대구파인트리클럽 초대 회장 장두성(1937년생) 前 중앙일보 주필은 1993년에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