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하는 사람들의 4가지 특징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국내 스트레스 면역학 선구자격인 변광호 전 가톨릭 의대교수는 ‘성격이 신체와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오래 연구했다.
그는 일찍이 “마음이 몸에 영향을 미치고, 역으로 몸이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심신일원론(心身一元論)’을 신봉했다.
변 교수는 원래 소아과 의사였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미국으로 유학 가 당시 막 시작된 ‘정신신경면역학’을 공부하면서 사람의 마음가짐과 신체 내 호르몬 분비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음을 주목했다. 그리고 현역에서 물러나 시골 요양병원장을 맡아 인생 말기를 보내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면서 더욱 확신을 가졌다.
그는 의사로서 40여년간 많은 환자를 만났다. 죽음을 앞둔 큰 병에 걸린 이들 가운데 유독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웃음을 잃지 않는 분들을 가끔 발견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그들의 삶은 마지막까지 담담했다. 주위 사람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고 감사함도 넘쳐났다.
그들은 매사 여유롭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끝까지 하려고 했다. 죽음이 가까이 있지만 아직은 오지 않았으니, 현재의 삶을 살겠다는 태도였다. 변 교수는 그들과 과거, 성격, 가족 관계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냈다.
그들은 일상에서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만날 때마다 바로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고 ‘긍정적 스트레스’로 빠르게 전환했다. 그들은 “지금 일어난 일은 내 힘으로는 되돌리지 못한다. 화내고 짜증내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럼 다음에 내가 할 행동은 뭐지?”라면서 바로 생각의 전환을 곧바로 행했던 것이다.
호르몬 분비 조사에서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긍정 호르몬’으로 빠르게 균형을 찾아갔다. 여기서 변 교수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고 한다. “행복은 없다. 행복한 성격이 있을 뿐이다.”
변 교수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E형’으로 명명했다. E형의 성격은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의 균형을 잃지 않고, 스트레스에 유연한 이타적 인간형으로 ‘이상적인 성격’의 모델이다. 그가 생각하는 E형 성격의 특징은 이렇다.
첫째, 긍정적 정신.
강한 의지는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운동선수가 근육을 기르듯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훈련을 통해 화가 복으로 바뀌는 것이다.
둘째, 감사생활.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 뇌에서 긍정호르몬이 분비되며, 신체가 안정되고 제 기능을 발휘한다.
셋째, 남에 대한 배려.
몸에서 즐거운 호르몬인 엔도르핀, 세로토닌, 도파민이 나와 충만한 행복감을 느낀다.
넷째, 봉사의 생활화.
모성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가 증가되며, 행복감과 면역수치가 올라간다.
다섯째, 많은 대화.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의 특징으로,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고통은 나눌수록 줄어든다.
이밖에 건강한 노년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해 식생활이나 운동, 규칙적인 생활 등 다방면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건강과 직결된 것들이 아니더라도 의외로 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사회생활이다. 특히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걱정들은 몸과 마음을 기운 빠지게 할 정도로 강력하다. 그만큼 인간관계는 우리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
하버드 의대에서 발행하는 건강 저널인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에 따르면 노년일수록 인간관계가 더 중요해진다. 사교적인 활동들은 집중력, 기억력을 향상하고, 뇌의 신경을 강화시킨다.
혼자 지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사교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에 비해 치매 위험이 40%나 높게 나타났다.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낼 경우 인지 저하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치매가 우려되는 노년일수록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더욱 더 공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