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묵상] ‘나’는 어떤 방식으로 ‘나의 성전’을 짓고 있나

담장을 철거한 자리에 꽃을 심은 초등학교 모습. 학생 안전 등의 논란이 있지만, 1990년대 말 당시 제주도교육청 “학교 담장을 헐고 나무 등을 심어 주민들이 학교에서 휴식도 하고 놀이도 하면서 학교폭력 감시역할도 하는 순기능이 많다”며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그가 안에 있는 성전 측량하기를 마친 후에 나를 데리고 동쪽을 향한 문의 길로 나가서 사방 담을 측량하는데”(에스겔 42:15)

한 때
많은 학교들이
울타리를 허물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폐쇄감이 큰
콘크리트 담을 철거하고
화초를 심거나

구멍이 숭숭 뚫린
나즈막한 울타리에
예쁜 그림을
그려넣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성전 담의 치수를
측정하게 하시는데

그 담은
너비와 길이는 있지만
높이가 없었습니다.

바닥에 그릴 수는 있지만
높이 쌓을 수 없는
이상한 담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담의 존재 목적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담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는 것이더라”(겔 42:20)

거룩은
벽을 높이 쌓아서
구별하는게 아닙니다.

교회와 성도의 거룩은
세상과의 단절을 통해서
확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가게 한 모든 포로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렘 29:4-5)

자기네들끼리만
뭉쳐서 지내던 유대민족을
일부러 흩으셨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살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에게
공존과 상생을
요청하신 것입니다.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렘 29:7)

에스겔서에 나오는
성전의 특징은
담 뿐만 아니라
모든 건축물의 높이 수치가
생략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만이
입체감이 되는
그런 성전입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없이는
그저 종이에나 그릴 수 있는
단면도나 평면도에 불과합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나는
어떤 방식으로
‘나’라는 성전을
짓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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