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날 다시 새기는 ‘기소불욕 물시어인’

사람이 기본적인 매너와 예의가 부족하면 어디를 가든지 사람취급 받기 어렵다. 남을 함부로 넘겨짚거나 자신의 잣대로 성급히 결론짓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좋은 마음으로 행한 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물며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이 제멋대로인 사람이야?

한 여인이 어린 남자아이를 데리고 어느 대기업 건물 앞에 있는 정원의 벤치에 앉아 성난 표정으로 아이를 훈계하는 중이었다. 마침 근처에서는 노인분이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고 있었다.

여인이 핸드백에서 화장지를 꺼내더니 코를 확 풀고 노인이 일하는 쪽으로 휙 던졌다. 노인은 황당한 표정으로 여인이 있는 쪽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여인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심드렁하게 노인을 쳐다봤다. 노인은 아무 말 없이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잠시 후, 여인은 아이 코를 훔친 화장지를 또 던졌고, 노인은 역시 묵묵히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다. 노인이 막 관목 손질용 가위를 집어 드는 순간, 세 번째 화장지가 그의 눈앞에 툭 떨어졌다. 여인의 무례한 행동이 반복되는 동안 노인은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여인이 아이에게 나무를 손질하는 노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너 잘 봤지? 어릴 적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 할아버지처럼 미래가 암울해. 평생 저렇게 고단하게 비천한 일을 하며 살게 돼. 알았어?” 그 말을 들은 노인은 손에 잡은 가위를 내려놓고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부인, 이곳은 회사 소유의 정원이라 직원들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거야 당연하죠. 전 이 회사 소속 계열사의 부장이에요. 산하 부서에서 일한다구요.” 그녀는 목에 잔뜩 힘을 준 채 거만하게 신분증을 흔들어 보였다.

“미안하지만 휴대전화 좀 빌려 주시겠소?” 노인이 그 여자에게 부탁하자 여인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노인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 그 여자는 이때다 싶어서 기회를 이용해 아들에게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저렇게 나이가 들었는데 도 휴대전화 하나 없이 궁색하게 사는 꼴 좀 봐라. 저렇게 안 되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해. 알았지?”

노인은 통화를 끝낸 후 “고맙다”며 휴대전화를 여자에게 돌려주었다. 그런데 잠시 후 한 남자가 급하게 달려와 노인 앞에 예의를 갖추었다. 노인은 그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여자를 당장 회사에서 해고시키게!” “예 알겠습니다. 지시하신대로 처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노인은 아이 쪽으로 걸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하게 속삭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란다.” 이 한 마디 남기고 그는 유유히 사라졌다. 여인은 눈앞에 벌어진 뜻밖의 상황에 너무도 놀랐다.

달려온 남자는 그룹에서 인사담당 임원이자 그녀와도 잘 아는 사이였다. 여인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어째서 당신은 저 정원사에게 그렇게 깍듯이 대하는 거죠?” “무슨 소리야? 정원사라니? 저 분은 우리 그룹의 회장님이셔!” “뭐라고요? 회장님?” 여인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벤치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여인은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일순간의 실수로 평생직장을 날려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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