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범죄 수사 효시는 19세기말 ‘야채통조림’
[아시아엔=김중겸 경찰청 전 수사국장, 인터폴 부총재 역임] 논밭에서 일하고 공장에서 종일 노동한다. 지친 몸 쉬게 하는 방법은? 집에서 홀로 쉰다?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집 머무는 시간 길어지고 있다. 집에만 있으니 고립감, 고독감은 자살증가로 이어지고 있지 않는가.
사람이란 여하간 어울려야 살맛 난다. 스트레스 날라간다. 피로 풀리고 기력도 왕성해진다.
그 첫째, 마을마다 축제의 장 마련했다. 모여 함께 춤춘다. 페스티벌이다. 장터에서 이루어졌다. 봄에 씨 뿌리고 난 뒤, 가을에 수확하고 나서 즐겼다.
그 둘째, 오락. 화투 치며 내기했다. 곧 도박으로 발전했다. 도박꾼과 사기꾼 몰려들었다. 나쁜 쪽으로 가다 범죄 됐다. 단속이 뒤따른다.
그 셋째, 술집에서 어울려 술 마시기. 적당히 취하면 릴랙스, 여기서 끝나면 좋은데 고주망태가 된다.
버릇 되면, 술김에 애꿎은 마누라와 아이들에게 손찌검하고 주위사람들에게 주먹 휘두른다. 폭력배에다가 알코올 중독자의 길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금주법이 실패하지만 왕왕 도입되곤 한다.
먹는 재미
농업사회는 논, 밭, 산, 강, 바다에서 나온 자연식품 먹었다. 가공이라야 말리거나, 소금에 절이거나 얼음에 재우는 정도였다.
대항해시대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 발견하면서 인간거주지가 화장됐다. 교역도 증대했다.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감자, 고구마, 옥수수, 토마토, 카카오, 담배가 갔다.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밀, 양파, 말, 매독, 장티푸스, 천연두가 전파됐다.
이른바 ‘Colombian Exchange’, 콜럼버스가 초래한 교환이다. 식품과 병이 재배치되는 결과 빚었다.
산업혁명이 이어졌다. 사람이 놀고 마시는 흥겨움에만 그치겠는가. 먹어야 사는 생물로서 먹을거리도 찾는다. 미완의 빈곤탈출이지만 자연스럽게 식품공업도 발전했다.
가공식품이 식생활 혁명이라고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너무 급하게 나아갔다. 불순 첨가물 즉 방부제와 착색제 섞는 행위(독어로 Lebensmittelverf?lschung, 영어로 Food adulteration)가 속출했다.
본래의 고유성질 변경시키지는 않는다. 뭔가 혼합해서 맛을 더 내거나, 맛있게 보이게 만든다.
오마화(誤魔化, 눈이나 혀 속이는 수법). 여하튼 맛있으면 되지 않냐는 식이다. 그러나 그건 아니다. 왜냐면 몸에 해롭기 때문이다.
식품범죄 백태
19세기 이전엔 맥주에 물타기, 밀가루에 석고가루 넣기, 저질고기를 고급품으로 팔아먹기, 빵 중량 속이기 등 눈에 보이는 수법이 주류였다. 업자조합이 단속했다.
경찰도 길이, 부피, 무게를 속일 경우 도량형 위조와 사기로 단속했다. 시장이 생기면서부터 하던 일이다. 고시가격위반자 체포로도 분주했다.
19세기 전반기는 커피-차-사탕-감자 보급이 확산됐다. 식품 사기보다는 성질 알리기에 급급했다. 경찰화학( poliizeiliche Chemie)으로 다뤘다.
이어 19세기 중반 도시인구 급증하면서 식품수요도 따라 늘었다. 식품유통체계 확대로도 공급이 부족했다. 특히 밀크를 비롯한 유제품 속이기가 성행했다.
19세기 말 되면서 야채 통조림에 구리첨가물을 넣었다. 채소의 녹색을 더 진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신선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수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