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홈리스 실태와 ‘서울시 노숙인권리장전’

2021년 1월 초, 한 시민(오른쪽)이 출근길 서울역 노숙인에게 자신의 입던 외투를 입히고 돈을 전하고 있다. 그의 따스한 마음은 한겨레신문 백소아 사진기자의 렌즈에 담겨 뜨거운 감동을 전했다.

[아시아엔=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노숙인의 법적 개념은 한국과 미국이 차이가 있다.

한국의 경우 △상당 기간 일정한 주거 없이 생활하는 사람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거나 상당 기간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상당 기간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칭한다.

반면 미국은 맥키니(McKinney) 법에서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즉 △밤을 보낼 적절한 고정적이고 정규적인 주거가 없는 사람 △밤을 보내는 주(主) 주거지로 일시적인 주거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 또는 사설의 임시보호시설이나 수용을 목적으로 개인들에게 임시적 주거를 제공하는 시설을 활용하는 사람 △사람이 자는 것을 목적으로 고안되지 않은 공공이나 사설 시설 등을 밤을 보내는 장소로 이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1만4288명, 2009년 1만3930명에서 2010년 1만3152명, 2011년 1만3145명···, 2015년 1만1901명, 2016년 1만645명, 2017년 1만828명, 2018년 1만801명으로 계속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8년의 전체 노숙인을 유형별로 보면 △거리 노숙인 895명 △임시보호 1047명 △자활 1684명 △재활요양 7175명 등으로 조사됐다.

그러면 서울시의 노숙인 실태는 어떤가? 서울의 경우 2013년 4494명(남 3707명, 여 787명)에서 2014년 4533명(남 3734명, 여 794명)으로 약간 증가한 이후 2018년 3473명(남 2741명, 여 732명) 2019년 3372명(남 2663명, 여 709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3년 대비 2019년 노숙인 숫자는 25.1%P 줄어들었다. 또 남성 노숙인은 2013년 대비 2019년에 28.1%P, 여성은 9.9%P 감소했다.

가장 최신 통계인 2019년 남녀 노숙인 성비는 남성 78.9%, 여성이 21.0%(미상 0.1%)로 나타났다. 이를 유형별로 보면 △거리노숙인 92.0%대 7.7%(미상 0.3%) △시설노숙인 75.8%대 24.2% △임시보호시설 94.4%대 5.6% △자활시설 90.1%대 9.9% △재활시설 85.9%대 14.1% △요양시설 57.2%대 42.8%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지역 노숙인 450명에 대한 조사결과 평균연령은 55.0세, 노숙기간은 10.1년, 노숙시작 연령은 44.9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88%(여성 12%)를 차지하며 직업이 있는 사람도 4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부채증가로 인한 신용불량·파산이 24.3%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본인이혼 등 결혼관계 해체 15.8% △알콜의존증 11.5% △가정폭력 기타 48.4% 등이다. 노숙인 가운데 범죄로 인해 경찰서에 간 경험이 있는 사람이 21.6%에 이르며, 폭행·금품갈취 등 위험상황 경험(16.7%), 법률위반 등으로 교도소 경험(15.4%) 등도 이들 노숙인이 흔히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들은 노숙하면서 △무료급식(79.5%) △무료진료(63.1%) △시설보호서비스(60.5%) △의복지원(58.4%) △무료상담(55.3%) △임시잠자리(47.8%) △주거지원(35.1%) △일자리지원(34.6%) 등의 서비스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위의 노숙인 통계는 2019년 이전 것이어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상황은 반영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현장 조사 등을 통해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장소와 횟수가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다. 또 사적 공간을 잃는 이들이 노숙인이 되면서 이들의 주거문제 해결이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노숙인들의 주거 전략으로 다음 다섯가지를 참고할 만하다.

첫째 거리에서 잠 자는 사람이 없도록 한다. 둘째 응급기간을 넘어 응급센터에 머물지 않도록 한다. 셋째 성공적으로 주거이전에 필요한 이상으로 임시주거에 머물지 않도록 한다. 넷째 주거선택의 대안 없이 시설에서 퇴소하지 않도록 한다. 다섯째 젊은층이 주거가 없는 상태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하지 않도록 한다.

대부분 독자들은 ‘서울시 노숙인 권리장전’에 대해 생소한 느낌을 가질 것이다. 2012년 제정된 권리장전 전체 16조 가운데 몇 항목을 소개한다.

서울시 노숙인 권리장전

제1조(차별받지 않을 권리)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시민으로서의 권리 행사와 공공서비스 접근에서 차별받지 아니하며, 누구에게나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제2조(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 노숙상태에 놓인 경우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의식주 및 의료서비스를 요구하고,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제3조(특별보호 대상) 청소년 노숙인, 여성노숙인, 자녀를 동반하거나 장애를 가진 노숙인은 일반노숙인보다 특별한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제8조(주거지원을 받을 권리) 적절한 주거생활을 위하여 시설에 의한 보호, 임시주거비 지원 및 임대주택의 공급 등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제9조(고용지원을 받을 권리) 직업교육, 취업알선, 일자리 지원, 고용정보 제공 등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고용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제10조(개인정보 보호권) 시설종사자는 직무수행과정에서 얻은 개인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타인이나 타 기관에 공개해서는 아니 되며, 당사자는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자신의 정보에 대해 정정 또는 폐기를 요청할 수 있다.

제13조(재산 관리권) 시설을 이용하거나 시설에서 생활하는 경우 본인 소유의 재산과 소유물에 대하여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제16조(시설 이용에 관한 권리) 시설에서 정한 생활규칙 범위 내에서 시설 출입, 편의시설 이용 등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필자 남기철 동덕여대 교수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