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권 취득 와합 시리아 변호사 “인간 대접 받으며 편리함 누려봤으면”
[아시아엔=편집국] 한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변호사 압둘 와합이 최근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았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감을 겸해 자신의 모국 시리아 여권을 비교했다. 압둘 변호사는 “한국 여권을 발급받은 것을 축하해 달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리아와 한국 여권을 비교했다.
그는 먼저 대한민국 여권에 대해 △여권 유효기간: 10년 △여권 발급 수수료: 5만3000원(약 47달러) △발급 기간: 3일 △한국 여권으로 갈 수 있는 나라 189개국이라고 소개했다.
압둘 와합 변호사는 이에 비해 시리아 여권의 경우 △여권 유효기간: 2년(하지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1년 반이며, 이는 만료 6개월 전부터 외국에 나갈 수 없기 때문임) △여권 발급 수수료: 일반 300달러(발급 소요기간 1~2개월), 특급 900달러(발급 소요기간 2~3일) △갈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음. 시리아 29개국 수교인데, 실제로 갈 수 있는 나라는 5개국 이하)
그는 “대사관을 통해 발급하면 대사관에 접수 수수료 50달러와 우편 수수료 등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며 “공무원이나 관계자들에게 500~1500달러 정도를 별도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압둘 와합 변호사는 “2017년 우리 삼촌이 나 대신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여권을 연장해 주었다”며 “그때 나를 위해 여권을 발급받다가 삼촌 두분이 2개월 반~3개월 반 정도 감옥에 갇혀 고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시 삼촌들이 나의 2년 짜리 여권을 만들어 주셨으며 6백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발급받은 여권이 2019년 만료됐지만, 삼촌들이 이번에는 (과거 감옥에 가서 당한 일로) 두려워서 나 대신에 다마스쿠스에 가서 여건을 갱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시리아 대사관 관계자들은 애초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터키 등 시리아 외의 국가에서 3000달러를 납부하면 연장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하지만 나중에는 무조건 시리아에서만 여권 갱신이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압둘 와합 변호사는 “시리아 공무원과 정부관계자들은 위탁으로는 안되고 무조건 시리아에 직접 와야 여권갱신 가능하며 비용은 3000~3500달러 정도 든다고 했다”며 “시리아 정부는 이런 식으로 국민들의 긴급한 필요를 악용해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2011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을 알고 두려워서 시리아에 가지 않았다”며 “2019년 12월 여권이 만료 돼 외국에 나갈 수 없어 한국에서 거주증을 연장할 때마다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다행히 한국 국적을 취득하여 그 야만적인 시리아 정부의 괴롭힘을 벗어났지만 아직까지 고생하는 시리아 국민들이 많다”며 “역시 나라의 힘이 크다. 무시할 수 없다. 나는 하루하루 그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돈도 없고 코로나 때문에 해외에 갈 일이 없지만, 빨리 한국 여권을 사용하고 싶다”며 “나도 그 편리함을 느끼고 싶다.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싶다”고 적었다.
압둘 와합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끝머리에 이렇게 썼다. “시리아 국민들이 왜 알아사드 정부를 싫어하는지 이제 알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