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업계 혁신 증명해 낸 공유미용실 ‘살롱포레스트’, ‘아데르’로 이어간다

‘살롱포레스트’ 역삼점 라운지 <사진=아카이브 코퍼레이션>

‘부동산 콘텐츠’ 플랫폼 아카이브 코퍼레이션의 첫번째 프로젝트 ‘살롱포레스트’ 역삼점이 1년을 맞이 했다. ‘공유미용실’ ‘라이프스타일 라운지’로도 잘 알려진 살롱포레스트는 미용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살롱포레스트의 지난 1년을 아카이브 코퍼레이션의 이창열 대표, 권영훈 스페이스 디렉터, 정병인 브랜드 디렉터와 함께 되돌아봤다.

살롱포레스트는 오픈 당시 가격경쟁력 대신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품격 있는 인테리어는 물론 역량을 갖춘 디자이너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살롱 포레스트는 어떤 기준으로 디자이너를 선택했으며, 이들은 지금도 살롱포레스트에서 고객을 맞이하고 있을까? 정병인 브랜드 디렉터가 그 답을 들려줬다.

“처음엔 디자이너가 어느 매장에서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렸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여러 요인들로 인해 그 스코어가 그대로 따라오진 않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월세와 수수료를 내도 수익을 가져갈 자신이 있는 디자이너들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며, 공실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석이 없어 새로 오픈할 매장에 입점 예약을 한 분들도 있다. 살롱포레스트는 우리가 기대했던 고객-디자이너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

아카이브 코퍼레이션의 파운더 3인. (왼쪽부터) 이창열 대표, 정병인 브랜드 디렉터, 권영훈 스페이스 디렉터 <사진=아카이브 코퍼레이션>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이창열 대표는 “살롱포레스트라는 브랜드 안에서 디자이너 개개인이 브랜드화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에 따른 결과물이 나왔는지 이창열 대표에게 직접 물었다.

“함께 하셨던 분들 중 헤어 디자이너 두 분이 창업해서 나갔다. 한 분은 지난 여름 합정에, 또 한 분은 지난 겨울 청담에 각각 개인샵을 냈다. 살롱포레스트에서의 실적도 좋은 분들이었는데 잘 되서 나가니 보기 좋더라. 실력 있는 분들이 살롱포레스트를 통해 개인의 브랜드를 만들고, 또 확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살롱포레스트 헤어 디자이너의 시술 모습.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시술은 고객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진=아카이브 코퍼레이션>

2020년을 되돌아보는데 있어 코로나19 여파를 빼놓을 수는 없다. 운영진에 따르면 살롱포레스트는 오픈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살롱포레스트는 코로나19라는 난제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정병인 디렉터의 답이다.

“기대치를 완전히 달성하진 못 했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여러 이유들이 있는데, 살롱포레스트 매장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고객에게 물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미용업에서 완전한 언택트는 불가능하지만, 살롱포레스트는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 고객들에게 보다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 보통 미용실을 방문하면 매니저, 디자이너, 보조 스태프 등 최소한 3~4명과 접촉하게 된다. 우리는 시스템을 간소화해 안내를 도와주는 매니저와 시술하는 디자이너 단 두 명만으로 모든 과정이 끝난다. 또한 프라이빗한 공간이 충분해 시술 과정에서의 물리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며, 대기하는 동안에도 넓은 라운지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 고객들도 만족해 한다.”

상황에 대한 섣부른 예측을 허락하지 않았던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심리에도 변화를 끼쳤다. 사람들은 변수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안전한 것을 선택하고자 했는데, 이는 미용업계의 고객 유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정병인 디렉터의 부연설명이다.

“예전에는 길 가다 괜찮은 로드샵이 보이면 들어가서 시술 받는 워크인 고객의 비중이 높았는데,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회원제 예약시스템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른 트렌드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거의 100%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살롱포레스트는 이 같은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진다. 이와는 별도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주변 오피스 상권과의 제휴, 추천인 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신규 고객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더욱 탄력 받을 것이다.”

살롱포레스트 ‘라이프스타일 라운지’ 아이덴티티 살아 숨셔

살롱포레스트 오픈 초기, 한 켠에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클래스가 열리며 ‘살롱’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주목 받았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살롱포레스트는 라이프스타일 라운지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공간을 담당하는 권영훈 디렉터가 답했다.

“살롱포레스트라는 공간을 기획하면서 근대 프랑스에서 행해지던 사교모임이 떠올랐다. 국내에선 살롱이 흔히 미용실로 인식되는데, 이를 넘어 살롱 본연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사람들이 이 공간을 통해 다양한 취미 생활을 향유하길 바랐다. 주변 직장인들을 상대로 헤어 드라이 하는 법 등의 무료 강의 등을 기획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 추진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그래도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방역 수칙을 지키는 소규모 모임들이 지금도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살롱이란 공간이 단순한 시술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살롱포레스트의 새로운 실험 ‘펠트&파운드’ <사진=아카이브 코퍼레이션>

‘라이프스타일 라운지’ 살롱포레스트는 최근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라운지 한 쪽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펠트&파운드’(Felt&Found)라는 프로젝트를 런칭한 것이다. 권영훈 디렉터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살롱포레스트를 찾는 이들이 관심 가질만한 아이템들로 가득하다.

“사전 예약을 통해 방문하는 고객들은 살롱포레스트에서 2~3시간을 머무른다. 고객들을 살펴보니 기다리는 동안 라운지에서 핸드폰이나, 잡지나 책 등을 보더라. 대기공간을 활용해 고객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소품들을 비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펠트&파운드’를 런칭했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품질이 보장된 공예품, 향초, 비누 등의 아이템을 전시하고 있다. 제품의 QR코드만 찍으면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 구매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살롱포레스트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실험이 성공하면 프로젝트도 보다 폭넓게 확장할 계획이다.”

공간과 문화의 편집, 오프라인 공간 구독을 이끌다

지금의 살롱포레스트가 위치해 있는 자리는 꽤 오랜 시간 공실로 남아있었다고 한다. ‘공간의 활용’에 대해 고민해 온 권영훈 디렉터는 외면 받아 비어 있는 공간일지라도 콘텐츠만 좋다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믿었다.

“부동산, 특히 상업시설에선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거나 잘 안 쓰이는 공간이 있기 마련이다. 위치적인 제약으로 인해 그런 경우가 많은데, 살롱포레스트 역삼이 위치한 곳도 보다시피 지하다. 공간을 구독한다고 말하는데, 눈에 잘 띄지 않는 공간이라 할지라도 콘텐츠만 좋다면 오프라인 구독을 이끌 수 있다. 사람들은 예전엔 한 공간에서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면 만족해 했지만, 요새는 한 공간에서 복합적인 경험을 체험하길 원한다. 공간과 문화를 편집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메인 테마가 ‘뷰티’다. ‘뷰티 플랫폼’이라는 틀 안에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과 부동산 콘텐츠 업계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아데르 홍대점 공간렌더링 <사진=아카이브 코퍼레이션>

살롱포레스트의 모태가 된 아카이브 코퍼레이션은 최근 두번째 공유 뷰티 플랫폼 ‘아데르’(ADERE)를 오는 4월 홍대에 오픈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프로젝트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이창열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시스템이 정착되고 있음을 느낀다. 산업의 추세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흘러가고 있다. 두 번째 프로젝트까지 성공하면 그 다음 프로젝트들도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1호점인 살롱포레스트가 일관된 컨셉을 갖고 운영했다면, 2호점인 아데르는 자유분방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들의 외형이나 컨셉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아키이브 코퍼레이션이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인 ‘공간을 통한 고객 경험’과 스토리는 변함 없이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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