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는 선택 아닌 필수‥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 대규모 투자

매연기관 차량으로 가득차 있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도로. 인도네시아는 석유연로 수입 적자 개선과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전기자동차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현대차, 2021년말 15만대 규모 전기차공장 가동 예정

[아시아엔=에디 수프라토 인도네시아 사가르뉴스 디렉터, 아시아기자협회 수석부회장]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해 대통령행정명령 제55호에 명시된 운송용 배터리 기반 전기자동차 개발프로그램과 관련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석유연료 수입 축소와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탄소배출량 감축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이 일반 승용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도록 촉진하는 이유는 인도네시아 석유생산량이 하루 780배럴에 불과한 반면 연료소비량은 하루 160만배럴에 달해, 석유 연료(인도네시아어로는 BBM이라 함) 수입이 국가예산에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 1배럴당 40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인도네시아의 석유수입액은 하루 9280억 루피아(IDR, 한화 약 714억원)에 달한다. 한편 인도네시아 석유수출량은 하루 4억5600만 루피아에 불과하다. 석유 적자가 연간 111조3000억 루피아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니 정부가 적자 보전을 위해 전기자동차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현재 중국, 영국, 미국, 독일 등은 전기자동차 이용을 국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선 재정적 이유보다 전기차의 친환경적인 점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27년까지 우리나라의 전기차 성장세는 여전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2027년까지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는 5000~1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1500만대에 이르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하지만 이후 2040년쯤 되면 전기차 성장세가 이어져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는 35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화석연료 자동차 역시 5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년 후에도 여전히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량에 비해 7% 수준에 머무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자동차의 성장이 여전히 불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정부가 석유연료 수입을 줄일 경우 내연기관자동차 유지가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향후 유가가 오른다면 현재 연간 111조3000억 루피아에 이르는 석유 수입액 이상의 부담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는 석유수입으로 인해 외환 유출이 더 심해지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막아야 할 입장에 있다.

한편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는 △배터리 기술 향상 △충전 인프라 설치 △전기에너지의 효율성 같은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경우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Kwh당 약 200US달러에 이른다. 중형 전기자동차는 평균 배터리 용량 60Kwh에 250~300Km 거리를 달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1대의 배터리 평균가격은 1만2000달러(한화 1300만원) 즉 1억7160만 루피아에 상당하게 된다. 따라서 전기차 보조금이 없다면 그 가격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30~35% 가량 비쌀 수밖에 없다.

인니자동차협회는 2027년이 되면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Kwh당 100달러나 그 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기존 내연기관자동차보다 전기자동차가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자연히 2027년 이후 전기자동차 성장의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인도네시아에 전기자동차 배터리공장 건설이다. 정부는 세금혜택 등을 통해 배터리 제조와 기타 전기차 부품생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니켈과 코발트 같은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 자본이 인도네시아 배터리 설비 투자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현재 조코위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대통령행정명령을 비롯한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을 위한 제반 조치들은 향후 전기자동차 산업의 전망을 매우 밝게 해주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해외투자자들도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11월 “향후 10년간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 개발에 15억5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자카르타 동쪽 40Km의 브카시시 델타마스공단 지역에 △전기자동차 제조시설 △변속기 공장 △연구개발 및 교육센터 등의 건설에 착수했다. 2021년말 15만대 규모로 가동 예정이며, 향후 최대 생산능력 25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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