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이 기사] 방장스님 49재 직전까지 ‘도박 삼매경’에 빠진 승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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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정치판이 아닌 불교 같은 종교계에 몸담고 있는 분이라면 왠지 세속의 욕망에서 초연해 있을 줄 알았는데….

국내 최대 불교 종단 조계종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중앙종회의원이 포함된 승려 8명이 백양사 전 방장 스님의 49재 전날인 지난 4월23일 한 호텔 룸에서 술까지 마시면서 13시간 동안 밤샘 억대 포커 도박을 벌여 검찰에 고발됐다고 경향신문은 단독으로 5월 10일자 1면과 12면에 보도했다.

한때 조계종 총무원에서 일한 성호 스님이 불당 앞에서 발견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충격적인 도박 동영상이 담겨 있었고, 도박을 벌인 승려 중에는 중앙종회 동의 없이는 징계 받지 않는 불징계권을 가져 조계종 호법부를 통해서도 징계가 거의 불가능한 중앙종회의원이 포함돼 있어 공권력을 동원한 조사가 필요해 검찰에 고발하게 됐다는 것과 “도박실태를 조사한 뒤 몰래카메라 불법 촬영 문제는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진상조사에 나선 조계종의 초기 대응을 함께 1면에 실었다.

동영상에 담긴 도박 장면을 설명한 12면에는 부처님오신날(5월 28일)을 앞두고 도박 파문이 불거져 충격에 빠진 불교계와 성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하고 마땅히 처벌해야 한다는 불교 신도와 시민들의 반응을 담았다.

조계종 13대 종정 진제 스님은 지난 3월 2일 취임한 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가진 5월 10일 첫 인터뷰에서 도박 행각으로 입길에 오른 승려들을 의식한 듯 “못난 짓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을 대신해 참회하겠다”고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난 5일 사건을 보고받은 자승 총무원장은 종헌 종법에 따라 엄벌을 지시했고,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하루도 안 된 10일 오전 “총무원 집행부부터 국민에게 충분히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총무부장·기획실장·재무부장·사회부장·문화부장·호법부장 등 6명이 사퇴를 결정했다고 한다.

사건의 현장이 담긴 동영상은 손떨림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누군가 미리 고정 설치한 몰래카메라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다. “반대 파벌에 의하여 계획적으로 촬영한 동영상”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수도 있다. 또 이번 도박 파문으로 조계종의 잠복한 내부갈등이 표면화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동영상대로라면 이 승려들은 아침 9시 13분까지 밤새워 도박판을 벌였다. 성직자를 자처하는 승려들이 방장스님 49재 바로 50여분 전까지 밤샘 포커 도박 삼매경에 빠졌다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울 수 없고, 승속을 떠나 도덕적·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범법행위다. 조계종의 조치와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될 지 주목된다.

The AsiaN 편집국 news@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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