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떼아모르, 뮤직팬들과 영원한 로망 ‘시동’
바야흐로 클래식의 대중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성악전공자들이 트로트부터 뮤지컬 분야에 진출하고 크로스오버에도 도전한다. JTBC에서 방영되었던 ‘팬텀싱어3’는 클래식 대중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경연 및 예능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팬텀싱어 프로그램은 팬덤싱어란 별칭이 붙을 만큼 심사위원의 평가 외에도 개별 가수의 인기도가 최종 투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그런 면에서 심영섭 영화평론가의 인터뷰 제의는 신선한 면이 있다. 1등만을 기억하는 사회에서 3등팀에 대한 인터뷰를 자청한 심영섭 평론가는 이 그룹이 아시아에도 통할 상업성을 지녔다고 예견했다. 과연 금번 경연에서 3등을 한 레떼아모르의 매력은 무엇인지, <아시아엔>이 조명한다. <편집자>
[아시아엔=글 심영섭 영화평론가·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사진 강형석 사진작가] 트로트든 클래식이든 모든 음악 경연 장르는 부드럽게 말하자면 중산층의 ‘음악 운동회’ 같은 속성이 있다. 싱어들에 대한 호평과 박수, 배려와 격려로 넘쳐난다. 그러나 태생적으로는 음악당이란 콜로세움에서 벌이는 치열한 검투같은 구석도 있지 않은가. 탈락자는 뇌리에서 잊혀지고, 살아남은 자는 각종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여기 음악 경연의 숲에서 치열하게 칼을 겨누고 서로 대련을 벌였지만, 결국 서로의 어깨를 감싸며 운명적으로 한 가족이 된 크로스오버팀이 있다.
팬텀싱어3의 팬인 필자는 금번 팬텀싱어에서 3등을 한 레떼아모르를 만났다. 이 팀은 팬텀싱어에서 결승에 올랐던 다른 팀들과 비교해 보면, 호방하고 남성다운 고전주의적 품격을 가진 크로스오버팀이다. 팬텀의 모든 심사위원이 인정했듯 가장 안정적인 블렌딩과 미려한 하모니를 자랑한다. 여기에 크로스오버계의 아이돌이라 불릴 만한 미학적 아름다움을 갖춘 비주얼도 갖췄다. 팀 이름 레떼아모르는 이탈리아어로 연서(戀書, 러브레터)란 뜻으로 팬들과의 영원한 로맨스를 꿈꾸는 ‘F4’다. 사심 가득한 마음으로 꽃미남 4인방 가수들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레떼아모르 구성원의 약력과 이름은 다음과 같다. 나이순으로 하면 1989년생 김성식은 동국대 연극학부 졸업 뒤 배우에서 ‘팬텀싱어3’를 통해 보컬리스트로 변신했다. 1990년생 김민석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를 졸업했으며, 아름답고 청아한 고음의 테너로 ‘밀크 테너’란 별명을 얻고 있다. 1993년생 박현수는 경희대 성악과 출신의 팝페라 가수로 에클레시아와 필로스에서 활동했다. 1994년생으로 막내인 길병민은 서울대 성악과 졸업 후 국내외 각종 경연을 휩쓴 베이스 바리톤. 팀 리더를 맡고 있다.
인터뷰는 먼저 레떼아모르 4명 모두에 대한 공통 질문부터 시작했다. 호칭과 질문순서를 묻자 일제히 “호칭은 ‘씨’, 개인 인터뷰는 나이순으로 하자”고 했다.
-과거로 되돌아 가보자. 팬텀 싱어의 마지막 결승은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생방 속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너무 크고, 녹화방송과는 많이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결승을 다시 보았는가?
김성식 “인 이어를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 그런 무대에 서본 적이 없으니까. 써보려고 했는데 적응이 안 된 상태고, 현장감으로 가야겠다 생각했다. 갑자기 뭔가 바뀌면 실수를 할 것 같고. 그냥 무대에서 노래했을 때 큰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리허설 당시 저희 나름대로 합을 잘 맞췄기 때문에 현장 사운드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랐다.”
길병민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생방송 모니터하고 깜짝 놀랐다. 사전에 잘 맞췄기 때문에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생방송을 모니터해 보니 멘붕이었다. 현장에서 직접 들으신 분들은 현장감이 최고였다고 했고, 반응도 좋았다. 그러나 송출된 방송은 달랐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최악이었겠다. 우리가 공들여 연습하고, 전문가들도 일일이 체크해주셨는데도, 송출이 실제와는 차이가 많이 났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좋아해 주셨으니 다행이다.”
-팬텀 싱어 파이널 라운드에서 3등을 했는데, ‘3’이란 숫자가 어떻게 다가왔는가?
길병민 “등수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등수 외에도 결승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팀과 미래를 지향하는 대화들을 나누는 게 좋았고 지금에 머무르지 않을 수 있어서 얻는 것이 많았다. 무너질 것 같으면 스스로 일으켜 세우고, 그래도 무너질 것 같으면 형들한테 의지했다. 원래 인생도 그런 거 아닌가.”
-다른 팀에 비해 결성 소식이 조금 늦게 들려 왔다.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길병민 “팀 결성이 늦고 라포엠이랑 라비던스보다 공식적으로 팀 활동을 늦게 한 것으로 비추어졌겠지만, 이는 와전된 것이다. 우리는 애초에 팀을 결성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었다.”
김성식 “오히려 팀을 더 잘 준비하려고 신중한 행보를 하고 있었는데, 왜 아직 활동을 하지 않느냐, 팀이 찢어지는 거냐는 등의 문의가 들어왔다. 이는 속단이다. 애초에 레떼아모르는 잘 뭉쳐있었다. 그만큼 저희 팀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걸로 생각한다.”
-팬텀싱어3 갈라 콘서트에서 부를 노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길병민 “서울 콘서트 취소 공지를 받아서 허망하고 힘들었다. 연습을 많이 하고 있었다.”
박현수 “무엇을 부를 지 곡 선정은 아직은 밝히기 힘들다.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팀의 비전을 알고 싶다. 팬텀 싱어3에서 자웅을 겨루었던 타 팀들뿐 아니라, 일 디보(Il Divo)이든 일 보로(Il Volo)든 세상 모든 중창단과 다른 레떼아모르만의 비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길병민 “아이덴티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4중창에 최적화된 조합으로 보기만 해도 훈훈하고 히스토리, 역사로 남고 싶다. 특이한 점은 4명 각자의 정체성이 독특하고, 합쳤을 때 더 큰 시너지가 난다는 점이다. 4중창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하나의 목소리가 되는 화음과 소리의 조화가 강점이자 타 팀과 차별되는 점이다.”
-미래로 가보자. 레떼아모르는 대중들과 어떤 음악을 만들어 가고 싶은가?
박현수 “우리의 슬로건은 ‘늘 함께하고 싶은 팬텀싱어’이다.”
길병민 “우리 팀의 사자성어는 ‘외유내강’이다. 음악적인 성향은 ‘부드러움 속의 카리스마’를 지향한다. 신사의 품격을 보여드리겠다. 그 모든 게 메시지다. 이제 저희가 제일 잘하는 걸 할 겁니다.”
김성식 “우리 팀은 따뜻한 내면이 있다. 깊은 내면의 아픔들이 있었고 서로를 존중하고 의지한다. 그런 것들이 우리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진실성을 따라가면서 듣기에 편하고도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 질 좋은 명품처럼.”
김민석 “음유시인 같은 낭만적인 면도 있으면서, 동시에 ‘하이 앤 드라이’ 같은 곡에서 드러나듯 ‘락’도 할 수 있는 스펙트럼 넓은 음악을 하고 싶다.”
-성악계의 비주얼팀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민석씨의 경우 ‘사기캐’라고도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민석 “민망하다.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길병민 “민석형은 귀공자, 황태자과다. 귀공자에 걸맞은 타고난 큰 키, 작은 얼굴 딱 맞는 이름이다.”
김민석 “댓글 보고 알았다. (내가) 잘 생겼는지 전혀 모르겠다.”
박현수 “칭찬에 감사하고, 늘 바라는 건 겉모습에 가려지는 게 싫다는 점이다.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승부하고 싶다.”
-가장 마음에 둔 멘토, 성악계의 멘토나 영향받은 성악가나 뮤지션은 누구인가?
김민석 “오페라 카니발 콘서트에서 밝혔듯이 이탈리아 테너가수 카를로 베르곤치(Calro Bergonzi)다. 그 분과 내가 어떤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길병민 “현실 안에서 이상을 꿈꾸고, 눈이 반짝반짝하는 영혼이 깨어있는 사람은 다 영향을 받았다. 굳이 한 사람을 꼽으라면 세계적인 오페라 바리톤가수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Дмитрий Хворостовский)를 좋아한다. 그분의 음악성과 함께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흠모한다. 뇌종양으로 돌아가셨을 때, 말단 직원까지 런던 로얄오페라단의 전직원이 그를 추모했다고 하더라.”
박현수 “태도를 빼고 음악적으로 얘기하자면, 조쉬 그로반 (미국의 싱어송 라이터), 마이클 부블레(캐나다의 스윙 및 재즈 가수), 마이클 파인스타인(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재즈 보컬리스트) 등을 좋아한다. 재즈 가수로 음악성이 뛰어나고,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들었다.”
김성식 “한국 가수들에게 영감을 받았다. 일단 이승철. 라이브를 너무 잘한다. 군대에선 김광석, 이적, 하림, 윤종신을 즐겼다. 박효진, 임태경 같은 뮤지컬 선배들도 존경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롤모델은 배우도 하고 노래도 하는 조승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팀 질문 마지막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앞으로 어떤 가수와 콜라보 하고 싶은가?
김성식 “백예린, 아이유.”
김민석 “셀린 디옹, 머라이어 캐리, 시아(오스트레일리아 싱어송 라이터) 칼럼 스캇(영국의 싱어송 라이터)과 콜라보 하고 싶다.”
박현수: “마이클 부블레, 크러쉬, 에드 시런, 토니 베넷, 자이언 티.”
길병민 “조수미, 안드레아 보첼리와 공연하고 싶다.”
인이어문제가 있었나요? 그럼 현장에선 더 멋지게 부르셨다는 이야기네요??레떼아모르 쵝오
알면 알수록 정이 가고 내일이 알고 싶은 4인 4색 all for one, one for all 레떼아모르입니다. 많은분들이 이 팀의 매력을 알수있게 기사 많이 내주세여.
잘 읽었습니다. 들을 수록 더 듣고 싶은 목소리를 가진 네 사람,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레떼아모르를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
필자 이름이 심영섭인 이유를 알게되었습니다. 섭렵하셨네요 레떼아모르를~
인터뷰정독하고 들려주고픈 노래와
레떼아모르팀 그리고 리더 길병민 대해 조금은 알아가는 느낌
응원합니다
그리고 오래오래 듣고 보고 싶은 아티스트
화이팅?
실력, 비주얼, 완벽한 팀이 나왔다고 한다 널리 알려지자
레떼아모르만의 매력으로 좋은 음악 들려주세요 인터뷰 정독했습니다
알차고 애정 넘치는 좋은 기사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ㅠ 본문에 오타가 있는것 같은데, 일 볼로(il volo)와 하이앤드라이, 박효신인것 같습니다.
응원하는 팀이었는데 인터뷰 내용을 보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네요. 레떼아모르 팀의 팬이라는 게 자랑스럽기까지 하네요. 아름다운 청년들 늘 응원하겠습니다.^^
레떼아모르는 우리곁에서 아름다운 노래 많이 들려주셔야 되요. 살면서 첨 경험한 남성 4중창 하모니에 빠져서 행복한 날들이예요. 아름다운 하모니로 어떤 아픔도 치유 받을 수 있겠다는 글로만 읽어 봤던 그런 감동을 노래 들을 때마다 느낍니다.
레떼아모르팀 노래가 4곡 뿐인게 너무 속상합니다
더 더 불러주세요
더 더 듣고싶어요
멋진 크로스오버팀 네분과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반가운 마음이며
앞으로 레떼아모르 팀들이 펼칠 활동에 큰 기대를 합니다.
다양한 질문과 멤버분들의 깊은 생각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절받으세요
high and low -> high and dry 로 수정 부탁드려요
좋은 기사 너무 감사합니다! 레떼아모르만의 음악 앞으로 더욱 기대되네요! 오래오래 보고 듣고 싶습니다~
호방하고 남성다운 고전주의적 품격을 가진 크로스오버팀이죠! 격공합니다! 인터뷰 기사 감사합니다~ 레떼아모르 흥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