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협상···막 오른 ‘아시아 경제통합’
한국과 중국이 지난 2일 양자간 자유무역협정 FTA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박태호 한국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 왼쪽)과 천더밍 중국 상무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공동 발표를 통해 협상 시작을 공식 선언했다.
두 나라는 지난 2005년부터 FTA 를 준비해 왔으며, 양국은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때 “올해 안으로 FTA 협상을 시작한다”는 데 합의한 지 4개월여 만에 전격 협상을 시작했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한국과의 교역 규모는 지난 2011년 기준 2206억 달러로 미국의 2배가 넘는다.
중국 세관과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9월 한중간 무역총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한국 수출(25.6%)은 수입(17.9%)보다 더 늘었다.
2012년 현재 중국은 전 세계 28개 국가와 15개 FTA를 체결했으며, 10개 국가와 협상 중이다. 한국은 2003년 FTA 로드맵 마련 이후 2012년 현재 50여 개 국가와 FTA 협상을 전개, 현재 한미FTA, 한-EU FTA 등 7개 FTA를 체결했다.
한중일은 글로벌 전략과 동시에 지역경제권 단일화에도 관심이 많다. 각국은 저마다 이 지역 경제권을 주도하고 싶어 한다.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EAFTA)을 만드는 여러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첫 번째 방식은 한중일 각자가 10개 나라로 구성된 ASEAN과 FTA를 체결한 뒤 나중에 ‘ASEAN+3’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한일양국이 양자간 협정을 기초로 이를 한중일 FTA로 확대한 뒤 ASEAN과 연결, EAFTA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중-ASEAN, 한-ASEAN 협정을 각각 우선 체결한 뒤 한중FTA를 맺고, 한중일FTA로 확대, EAFTA를 형성하는 것이다. 한중FTA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세 번째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중국은 그러나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동아시아 경제권 단일화를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동얀(Dong Yan)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자본시장연구원의 간행물에 기고한 칼럼에서 “아시아 일체화 움직임에 미국은 TPP를 통해 아시아내 주도권을 유지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개입되면 동아시아 경제 일체화는 불확실해진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중FTA는 동아시아국가가 주도적으로 EAFTA를 추진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얀 부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기존 FTA를 통해 통상적인 양자간 투자협정이나 세계무역기구(WTO) 가이드라인을 상회하는 파격과 개방을 실현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FTA에서 금융서비스 개방정도는 WTO 체결시보다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금융서비스의 개방 정도가 WTO 개방 수준에서 한중FTA가 체결된다는 것은 한국의 금융부문이 중국기업들에게 더 많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얀 부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의 영향을 덜 받는 위안화 결제를 통해 양국 수출입 기업의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현 기자 coup4u@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