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교황 주일삼종기 불참, 인터넷 중계···’사상 처음’

프란체스코 교황 (바티칸 AP=연합뉴스)

11일 수요 일반알현도 신자 참석 없이 인터넷중계 대체

[아시아엔=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일반 신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대규모 행사를 영상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교황청은 오는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주일 삼종기도에 교황이 직접 참석하는 대신 인터넷 생중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행사는 바티칸 뉴스 웹사이트와 성베드로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사도궁 도서관에서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황은 통상 매주 일요일 오후 성베드로광장을 굽어보는 사도궁의 집무실 창문을 열고 주일 삼종기도 강론을 진행한다. 이때 수천명의 관광객과 신자가 교황을 보기 위해 광장에 운집한다.

이러한 방식의 주일 삼종기도는 교황 비오 12세 재위 때인 1954년부터 시작됐다. 교황이 건강이 좋지 않거나 바티칸 부재 때 빼고는 매주 일요일 이를 집전해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981년 5월 13일 터키 청년의 암살 시도를 가까스로 모면한 요한 바오로 2세가 나흘 뒤 로마 시내 한 병원의 병상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위한 축복의 메시지를 전달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인터넷 생중계 방식으로 주일 삼종기도가 이뤄진 전례는 없었다고 교황청 관계자는 전했다.

교황은 오는 11일 수요 일반 알현도 일반 신자의 참석 없이 인터넷 중계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일 삼종기도와 수요 일반 알현은 교황이 바티칸에서 일반 신자들을 직접 만나는 대표적인 행사로 꼽힌다.

교황청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한 예방적 조처다. 코로나19가 이탈리아는 물론 전 유럽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시점에 많은 신자가 운집하는 대중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바티칸에서 지난 5일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나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 일반 직원으로 알려진 이 환자는 지난달 26∼28일 교황청 주관으로 바티칸에서 열린 인공지능 관련 국제회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감염 발생 우려가 큰 상황이다.

당시 회의에는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사 사장과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부터 심한 감기 증세를 보인 교황은 현재까지 외부 일정을 연기 또는 취소한 채 교황청 인근 관저(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물고 있다.

교황은 지난 1일 일요 삼종기도회에서도 강론 도중 여러 차례 기침을 하는 등 몸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탈리아 한 언론은 교황이 지난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결과는 음성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 대해 교황청은 검사 여부와 그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교황에게 감기 외 다른 병리적 증상은 없다고 밝혔다.

바티칸을 품은 이탈리아에서는 7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5883명, 사망자 233명이 발생해 유럽에서 가장 피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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