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왕세자 ‘권력 굳히기’···사우디 직전 왕세자 사촌형 체포

3년전 빈 살만 왕세자와 빈 나예프 전 왕세자(오른쪽). 그들은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니었다

[아시아엔=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왕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촌형이자 전 왕세자 무함마드 빈 나예프(61) 왕자를 체포했다고 미국과 영국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우디 왕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빈 나예프 전 왕세자와 그의 남동생 나와프 빈 나예프 왕자, 살만 국왕의 남동생 아흐메드 빈 압둘아지즈 왕자 등 고위 왕실 인사 3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30대의 젊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왕위를 순조롭게 계승하는 데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무함마드 왕세자에게는 사촌 형제와 삼촌이 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이 왕위를 찬탈하려고 반역을 모의한 혐의로 체포됐다”면서 “무함마드 왕세자의 왕실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조처”라고 해석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사우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나예프 왕자는 애초 왕위 계승 1순위였지만 2017년 6월 왕세자 지위와 내무장관에서 물러났다. 표면적으로는 자진 사퇴 형식이었지만 당시 부왕세자(제2왕위계승자)였던 무함마드 왕자를 왕세자로 책봉하기 위해 압박을 받았다는 관측이 유력했다.

그는 이후 2년여 아무런 공직을 맡지 않고 언론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왕세자에서 물러난 뒤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삼촌인 아흐메드 왕자는 예멘 내전 개입 등 강경한 대외 정책,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등으로 무함마드 왕세자에 대한 비판이 고조할 때 ‘대안’으로 지목되곤 했다. 아흐메드 왕자는 그때마다 왕위에 오를 생각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살만 국왕의 유일한 同腹 남동생이기도 하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왕세자에 오른 뒤 2017년 11월 사우디의 부호와 왕실 인사 수십명을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 감금한 뒤 부패 혐의로 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왕실에 충성을 맹세한 뒤 거액의 ‘애국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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