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첫 방문 트럼프, 모디와 수조원대 무기 판매 등 합의
[아시아엔=편집국] 취임 후 처음 인도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군사,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두 사람은 25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정상회담에서는 테러 공동 대응을 비롯해 무역협상 추진 방안 등도 논의됐다.
인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산 첨단 해상작전 헬기 MH-60R 시호크 24대(26억달러 규모)와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로 평가받는 AH-64E 아파치 6대(8억달러 규모)에 대한 구매를 확정했다.
인도는 미국으로부터 18억7천만달러(약 2조3천억원) 규모의 통합방공망시스템(IADWS) 구매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서부 아메다바드에서 열린 ‘나마스테 트럼프’ 행사에서 “인도에 최고의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동보도문 발표 자리에서도 인도가 30억달러 규모 이상의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사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최근 연합훈련, 방산 등의 분야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도는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등도 대량 수입하기로 했다. 인도는 미국산 원전 도입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디 총리와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보안 안정성 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 화웨이(華爲) 통신장비의 퇴출에 나선 상태다. 인도는 올해 중으로 5G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인데 사업자 대상에 화웨이도 포함, 미국과 이견이 있는 상태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미니 무역협정’ 체결은 불발됐다. 양측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 앞서 관세 인하, 인도에 대한 개발도상국 일반특혜관세제도(GSP)의 부활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인도를 ‘관세 왕’이라고 부르며 불만을 드러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 직전에도 “인도는 수년간 미국을 매우 강하게 때려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신 두 정상은 이날 “포괄적 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 기자회견 자리에서 인도와 무역 상황에 대한 불만을 다시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인도와 무역에서 큰 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향후 인도와 무역협정에서는 미국이 공정하게 대접받아야 한다. 향후 인도와 무역협정이 ‘상호적(reciprocal)’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 분쟁지인 카슈미르 지역에 대해서는 “중재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인도는 카슈미르 이슈에 대해 국내 문제라 외국이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인도의 시민권법 개정안과 관련해 무슬림이 차별받고 있다는 지적 등 종교적 자유에 대해 모디 총리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모디 총리는 사람들이 종교적 자유를 갖기를 원한다”며 “인도는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모디 총리가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1박 2일 일정으로 인도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끝으로 25일 밤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