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사 922명 전보인사···정경심 담당 재판장 교체
‘사법농단 사건’ 재판부 유임···법원행정처 내 첫 여성 부서장 탄생
[아시아엔=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등 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부 등이 법원의 인사이동에 따라 변경된다.
대법원은 6일 전국 각급 법원 판사 922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전국 지방법원 부장판사 386명과 고등법원 판사(고법에만 근무하는 판사) 56명, 지방법원 판사 480명에 대한 보임 인사를 이달 24일자로 시행한다.
이번 법관 인사는 주요 재판부 교체 여부로 종전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판사들은 통상 2~3년 주기로 근무지를 순환하지만, 재판 연속성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도 인사에 고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정경심 교수 사건의 재판장인 송인권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서울남부지법으로 이동한다.
공소장 변경 불허 등을 이유로 검찰과 공개 마찰을 빚어온 송 부장판사는 근무연한 3년을 다 채워 인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자녀 교육과 관련한 비리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재판을 맡고 있는 김미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유임됐다.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주요 피의자에 대한 심리를 맡아온 재판장들도 유임됐다. 사건의 복잡성과 진행 경과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의 재판장인 윤종섭 부장판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의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남게 됐다.
이밖에 경력법관과 여성법관을 각급 법원의 법원장, 수석부장판사, 지원장, 법원행정처 내 부서장 등 주요 직위에 적극적으로 보임한 내용 등이 눈에 띈다.
대법원은 “초임 지법부장판사 또는 고법판사에 해당하는 연수원 34기 이상 법관 중 경력법관 비율은 13.2%, 여성법관 비율은 20.1%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수영, 김지향, 김현미, 박근정 판사 등 여성법관이 수원지법 안양지원장, 대전지법 공주지원장, 광주지법 목포지원장, 전주지법 정읍지원장에 각각 보임됐다.
윤경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으로 보임됐다. 여성법관이 법원행정처 내 부서장으로 보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장 비서실장에는 반정우 서울남부지법 수석부장판사가 임명됐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총괄심의관은 이창열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차세대전자소송 추진단장은 유아람 부장판사가 맡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자신의 인사 재량을 축소하기 위해 선발성 보직 6개(가사소년 전문법관, 헌재 파견연구관, 대법원 판사연구관,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교수, 신규 고법판사)에 대해 사법행정자문회의와 산하 법관인사분과위원회의 연구·검토 자료에 기초해 인사를 냈다.
대법원은 법원행정처의 비(非)법관화 추세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법원행정처 내 상근법관 7명(공보관, 기획조정심의관 중 1명, 국제심의관, 민사지원제1심의관 중 1명, 형사지원심의관 중 1명, 정보화심의관, 인사심의관 중 1명)이 감축됐다.
다만, 전자소송시스템의 전면 재구축을 위해 사법지원실 차세대전자소송 추진단장으로 법관 1명을 한시적으로 보임했다고 대법원은 덧붙였다.
이번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34기가 처음으로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보임됐고, 서울 시내 법원에는 연수원 30기 부장판사들이 진입했다. 신규 고법판사로는 연수원 27~34기가 보임됐다.
고법판사는 법조경력 15년 이상의 법관 중 고등법원에서만 계속 근무하도록 선발하는 제도로 김 대법원장이 추진 중인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