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총리 95세 마하티르 “2020년말까지 총리직 유지”

말레이 마하티르 수상 

[아시아엔=편집국] 세계 최고령 국가정상인 마하티르 모하맛(94) 말레이시아 총리가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12월 1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나는 중간에 총리직을 넘기기로 약속했고,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다만 2020년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전에 넘기면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 2020년 12월에 하야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때가 되면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세계 정상 가운데 최초로 두번째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정상이 된다. 1998년 제7차 APEC 정상회의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렸으며, 당시 총리가 마하티르였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2월 4일 ‘APEC 2020’ 준비 돌입을 선포하면서 “미국이 올해 칠레에서 취소된 APEC 정상회의를 내년 1월 자국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거부했다. 다른 회원국들도 불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올해 APEC 정상회의는 11월 16∼17일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반정부 시위로 인한 혼란 때문에 취소됐다.

마하티르 총리는 1981년 총리에 올라 2003년까지 22년간 집권했으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거부하고 독자적으로 경제회생을 이끌며 찬사를 받았다. 2003년 “어머니는 음식이 가장 맛있을 때 숟가락을 놓으라 하셨다”면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는 2015년 나집 라작 전 총리가 5조원 규모의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부패스캔들에 휩싸이자 통일원주민당(PPBM)을 창당했다. 지난해 5월에는 15년 만에 다시 총리에 취임하면서 세계 최고령 국가수반 기록을 세웠다. 마하티르는 당시 2~3년만 총리직을 수행하고 안와르 이브라힘(71) 인민정의당(PKR) 총재에게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와르는 한때 마하티르 총리의 오른팔이었으나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을 놓고 갈등을 빚다 실각한 뒤 부패혐의와 동성애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장기 복역했다. 그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마하티르와 극적으로 화해하고 총리직을 임기 중간에 넘겨받기로 약속받은 뒤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그러나 최근 안와르의 전 남성 보좌관이 성폭행 혐의로 안와르를 고소해 경찰 수사가 개시됐다. 안와르는 ‘최악의 정치공작’이라며 혐의를 즉각 부인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나는 총리직을 안와르에게 넘길 것”이라며 “국민이 그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들의 문제이다. (성폭행) 혐의와 상관없이 나는 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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