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3차북미정상회담 올해 열릴까?···러시아 전문가들 ‘부정적 견해’ 많아

트럼프 “김정은에 보낸 친서는 ‘생일축하’에 대한 감사 편지”

[아시아엔=나탈리야 포르탸코바 <이즈베스티야> 국제부 차장]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여러 차례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미사일 발사가 잦아지고 있는 것에 사실상 무관심을 드러내는 대신 김정은 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에 대해 암시를 하고 있다.

이에 다수 전문가들은 “북미가 다시 협상과정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현재의 조용한 상태가 양측 모두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또한 북한과 미국이 급격한 조치를 취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예상이다.

잇단 미사일 실험에도 트럼프, 김정은에 호감 ‘왜?’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문제 해결은 사실상 멈추어 섰다.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 G20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한국을 방문하고 김정은 위원장과 돌연 만나기 위해 휴전선을 넘었다.​ 당시 북-미 정상은 수주 안에 비핵화 문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심하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협상 준비는 말도 꺼낼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북한은 “군사적 긴장과 적대세력의 침략 압박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8월 내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8월 중순 김정은은 북한 연안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된 후 미국과의 대화 재개와 미사일 실험 중단 의사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돈낭비”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G7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기분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기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언급을 일본의 아베 총리 면전에서 했다는 사실이다. 아베 총리는 동해의 일본 연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 미사일 실험에 대해 트럼프와는 자연스레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24일 주말을 이용해 계속해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이를 규탄했지만, 트럼프는 김정은에 대해 계속해서 칭찬을 해댔다. 8월​ 26일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잘 알고 있으며,​ 나의 아내 멜라니아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공개석상에서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는 지금까지 김정은을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백악관은 이에 대해 해명하는 성명을 발표해야만 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하는가 하면,​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신속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3차 북미정상회담은 필요 없다?”

역사적인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정부가 중간에 다리 역할을 많이 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한국정부가 북미 접촉에 관한 소식을 일차적으로 알려주곤 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정부의 중재자 역할은 확실히 동력을 잃었다.​ 이는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 개인에 대해 매우 혹독한 비판을 쏟아내는 것도 원인이지만, 다른 한편 한국정부가 여기에 힘을 쓸 여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일본과의 갈등으로 한국정부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관련된 첩보 정보들을 공유하는 협정인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것으로 대응하는 등 상황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 스티븐 비건 미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했다. 비건과 회담을 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조만간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미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한국 통일부는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한 진전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대변인실은​ “비건 특별대표의 서울 방문 후 언급된 것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공식 입장은 아니”라며 “(북미협상 재개에 관한)​ 어떤 상세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우리는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측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며 “언제든 필요하면 중재자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와 함께 “그러나 이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2020년 트럼프, 북미정상회담보다 재선 승리에 총력

북미정상은 상호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수개월 내에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스톡홀름 안보정책개발연구소(ISDP)​ 이상수 코리아센터장은​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 즉 제재 해제나 체제 보장과 같은 것들을 미국이 제안할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에 이르지 못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이미 김정은 위원장에게 큰 부담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상수 센터장은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해제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 극동연구소 아스몰로프 전문가는 “트럼프-김정은 두 북미정상은 매우 실제적인 인물로 비핵화 문제를 양측에 모두 유리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일방의 승리는 필연적으로 다른 편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따라서 대화를 거부하지 않은 채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다시 만나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라고 했다.

아스몰로프는 “트럼프로서는​ ‘내가 모든 사람을 구했다.​ 전쟁은 없고​ ICBM​ 발사도 없다’고 말할 수 있게 되고,​ 김정은의 경우 북한에 긴장고조 상황이 없어지게 된 것을 과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모든 것에 대한 금지’는 없기 때문에 경제개혁도 내부적으로 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립대 ​미첼 러너 한국학연구소장은 “북미정상이 제3차정상회담을 가질 수도 있지만​ 2020년 이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과제는 지금부터는 핵문제 해결이라기보다 미국 대선 승리”라며 “트럼프는 대외정책의 성공을 국내에서 과시함으로써 유권자들의 표를 더 얻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너 소장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북미관계 진전보다 온통 재선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 북한은 트럼프의 재선을 확신하지 못하면서 트럼프와 거래를 맺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재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정치적·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심해질수록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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