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가을’ 김용택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입니다. 눈은 맑아지고 향은 은은해 집니다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디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녘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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