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사] 문 대통령 “대화·협력의 길 나오면 기꺼이 손잡을 것···도쿄올림픽서 우호·협력 희망 갖길”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하고 있는 장면. 두 정상은 다시 이렇게 자리할 수 있을까? 문 대통령의 오늘 광복절 경축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

“2020년 도쿄올림픽, 동아시아가 우호·협력·공동번영 나아갈 절호 기회”

[아시아엔=편집국]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인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74주년 기념식 경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하고 여권 일부에서 보이콧까지 거론된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해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장면

문 대통령은 또 “근대화 과정에서 뒤처졌던 동아시아는 분업과 협업으로 다시 경제발전을 이뤘고 세계는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불렀다”며 “침략과 분쟁의 시간이 없지 않았지만, 동아시아에는 이보다 훨씬 긴 교류와 교역의 역사가 있다”고 했다. 그는 “광복은 우리에게만 기쁜 날이 아니었다”며 “일본 국민들 역시 군국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침략전쟁에서 해방되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다”며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바란다”면서 “협력해야 함께 발전하고, 발전이 지속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의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왔다”며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내년에는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며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맞는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으로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그는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동아시아의 미래 세대들이 협력을 통한 번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며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전체적으로 일본 등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일 협력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무게를 뒀으며 일본을 직접 자극하는 언급은 피했다. 광복절을 기점으로 일본과 본격적인 외교적 해결 모색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일본 정부를 향해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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