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전남편 살해’ 고유정 변호사 나흘만에 변론 포기
[아시아엔=편집국]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의 변호사가 변론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3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고유정의 첫 공판에서 고유정의 법률대리인으로 나선 판사 출신의 A변호사가 변론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재선임 나흘 만이다. A변호사가 고유정의 변호를 맡으며 동료 변호사에게 피해가 갈까 염려해 근무하던 법무법인에서 퇴사하기로 한 절차도 중단됐다.
A변호사는 고유정 사건을 맡으면서 법무법인 탈퇴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법원에 선임계를 제출하기 전이었다.
다만 12일 고유정 사건 1차 공판 변론을 맡았던 B변호사는 계속 재판에 참여하기로 했다. B변호사는 1차 공판에 앞서 A변호사가 고용한 개인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다.
A변호사가 고유정 사건 변론을 포기한 배경에는 극심한 비판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CBS노컷뉴스는 전했다. 지난 9일 사건을 다시 맡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고, 1차 공판을 거치면서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A변호사는 13일 오전 소속 법무법인 내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톡방에 글을 올리며 고유정 사건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의사를 밝혔다.
A변호사는 내부 SNS에서 “억울한 죄인을 후배의 소개로 만나 차비 외에는 별 비용 없이 소신껏 도우려 했다”며 “그 과정에서 법인에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나름대로 했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적었다고 CBS노컷뉴스는 보도했다.
A변호사는 이어 “어제(12일)는 제 개인 쪽으로만 화살이 날아오는 상황이었으리라 본다”며 “급기야 가족 중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분이 계셔서 소신을 완전히 꺾기로 했다”고 적었다.
A변호사는 “후배의 요청으로 무료로 진행하다 졸피뎀이 오히려 고유정에게서 나왔다는 증거를 보고 억울한 사정을 살펴보려 했지만, 어머니의 건강 문제로 소신을 꺾게 됐다”라고 밝혔다.
앞서 판사 출신의 A변호사는 지난달 9일 고유정 사건의 변론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동료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한 차례 사임계를 제출했었다.
A변호사는 사임계를 제출하고 나서도 피고인 고유정이 수감된 제주교도소를 수시로 방문하며 사건을 다시 맡을지를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CBS노컷뉴스는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주 사건을 다시 맡기로 결정하고 B변호사를 고용해 첫 재판 의견진술 등을 준비해왔지만,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변론을 포기한 것이다.
한편 12일 열린 고유정 사건 첫 재판에서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중 사체 훼손?은닉 혐의에 대해선 인정했지만, 계획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향후 계획살인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고유정 사건 2차 공판은 9월 2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