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트럼프, 작년 무역흑자 45조 베트남 겨냥 “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 이용” 비난
작년 대미 무역흑자 395억 달러···올해도 43% 급증
[아시아엔=연합뉴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무역 이슈와 관련, 갑자기 베트남을 비판하면서 미국과 베트남의 무역에 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즈비즈니스뉴스>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가장 나쁜 착취자’라고 비판한 뒤 베트남과 무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해마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는 베트남이 미중 무역전쟁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무역 불균형 현상이 심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이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395억 달러(45조6541억원)에 달하는 흑자를 냈다.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베트남의 대(對)미 수출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2% 증가했다. 이는 미국에 수출하는 상위 12개 국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베트남의 대미 수출 규모가 작년보다 거의 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섬유뿐만 아니라 수산물부터 반도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수출이 급증해 대미 무역흑자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관세총국도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미국에 178억7천만 달러(약 20조6천523억원)어치를 수출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1%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44억 달러(약 5조855억원)어치를 미국에서 수입해 134억7천만 달러(약 15조5686억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제품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려고 베트남을 핵심 우회로로 활용하고 있다는 인식도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베트남을 겨냥한 이유로 꼽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거치며 원산지를 세탁해 미국에 들어가는 방법으로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베트남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컴퓨터·전자제품은 작년보다 80.8%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해당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한 것도 71.6%나 급증했다.
기계 및 장비 부문도 같은 기간 베트남의 대미수출은 54.4%,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9.2% 각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