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 될 거에요”···이스탄불시장 당선 이마모을루 2023년 에르도안에 도전?

2019년 3월 이스탄불시장 선거 승리 당시의 이마모을루와 지지자들

“온건·긍정 전략으로 집권당 물량공세 이겨내”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연합뉴스] 터키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이스탄불시장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49)는 ‘정의개발당'(AKP) 정권의 ‘2인자’를 두번이나 꺾으며 단숨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대항마’로 떠올랐다.

23일(현지시간) 실시된 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에서 이마모을루 후보는 54.03%를 얻어 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현 국회의장)를 9%포인트 넘는 격차로 이겼다. AKP의 이의 제기에 따라 ‘무효’ 처리된 3월 말 선거 때의 0.2%포인트 차이보다 훨씬 더 여유 있는 승리다.

이스탄불시장 재선거 승리를 축하하는 야당 지지자들 [EPA=연합뉴스]
이마모을루는 중앙 정치무대에서 신인에 가깝다. 흑해 지역 트라브존에서 소규모 건설업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출생한 이마모을루는 이스탄불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중도성향과 유연한 정책의 당선자는 야당의 이스탄불시장 후보가 되기 전 이스탄불 서부 베일리크뒤쥐 구청장으로 재임했다. 이마모을루는 진영 논리나 이념에 집착하지 않는 실용주의 노선으로 우수한 구정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마모을루가 있는 곳에 해결책이 있다’는 선거 슬로건을 내걸었다. 탈(脫)이념·실용주의 접근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 잘 될 거에요”…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 당선자 주변에 모인 지지자들[AFP=연합뉴스]
재선거 국면에서는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긍정 메시지가 빛을 발했다. 그는 석연치 않은 당선무효 처리와 재선거 결정에 울분을 토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터키 민주주의를 수호하자”며 달랬다.

재선거 결정 후 한 13세 소년이 유세 버스를 향해 “모든 게 잘 될 거에요!”(Her sey cok guzel olacak!)라고 외치는 모습을 본 이마모을루는 이를 새 슬로건으로 결정했다. 새 구호는 그의 온화한 이미지와 결합해 유권자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마모을루는 이스탄불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단숨에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

그는 승리 소감을 밝히는 연설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가능한 한 빨리 만나기를 이 자리에서 요청한다”고 밝혔다.

1994년 당시 정치 신인 에르도안도 이스탄불시장에 당선되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다음 대선 일정은 2023년으로 4년 남았다.

이마모을루는 앞서 외신과 한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같은 경로를 따를 생각인지 질문에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답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을드름 후보와 이마모을루 후보의 득표율(위가 재선거, 아래 수치는 3월 31일 선거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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